'낙하산 인사' 공정위 前위원장 등 7명 기소의견 송치

서울지방경찰청은 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에 공정거래위원회 간부 출신이 선임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정호열ㆍ김동수 전 위원장 등 전현직 공정위 간부 7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공정위 전직 간부가 4명, 현직은 3명이다.

정 전 위원장 등은 지난 2010년과 2012년 특수판매조합 이사장을 선출할 때 공정위 고위 간부 출신 인사가 선임되도록 조합에 압력을 행사, 조합의 임원추천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특판조합 간부들과 임추위 위원들로부터 “공정위와 전화나 대면을 통해 업무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특정 인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는데 공정위와 관계 때문에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공정위는 특판조합에 대해 사무 감사와 감독을 하고 시정명령을 할 수 있으며, 임원의 해임과 징계도 요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점을 이용해 고위 간부 인사 때 퇴직을 앞둔 특정 인사를 특판조합 이사장으로 미리 정해두고 조합에 인사 압력을 넣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2012년에는 공정위가 요구한 대로 신호현 전 국장이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다만 2010년에는 공정위가 추천한 인물이 아닌 김선옥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이사장으로 뽑혔다.

이에 대해 공정위 간부들은 경찰 조사에서 “관행에 따라 위원장의 결재를 받아 특판조합 이사장 후보를 정해 조합에 천거하고 상부에 보고했으나 조합에 부당한 압력을 넣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열ㆍ김동수 전 위원장도 경찰 출장 조사에서 “당시 관행에 따라 이사장 후보를 단순히 추천했을 뿐, 구체적인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검토하다 검찰과 협의를 통해 임의제출을 요구했으나 공정위는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판조합은 소비자들에게 다단계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설립된 기관으로, 공정위 출신들이 이사장을 사실상 독식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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