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기술점수(TES) 39.09점과 예술점수(PCS) 35.89점으로 국제빙상연맹(ISU) 올 시즌 최고점수를 받았지만 예상보다 낮다는 분석이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일반 팬뿐 아니라 다수의 전문가들도 김연아의 점수가 낮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연아의 강력한 적수로 떠올랐던 러시아의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성적(65.23점)에 그치자 나머지 선수들의 점수가 인플레이션 경향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덕분에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74.64점)와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74.12점)가 김연아와 근소한 차이로 2, 3위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
국제빙상연맹(ISU)이 쇼트 프로그램 채점표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각 기술의 가산점을 매기는 심판 9명이 채점한 김연아의 점수 가운데 트리플 플립의 가산점을 0점으로 채점한 심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욱이 소트니코바의 경우 대부분이 2, 3점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한 많은 피겨 팬들이 이 사실을 SNS를 통해 이어 나르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많은 박수와 함께 연기를 끝낸 김연아도 자신의 점수가 발표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인사한 뒤 자리에 앉으며 “아, 짜다”라고 혼잣말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을 통해 전달됐다. 이 장면 역시 이미 많은 네티즌에 의해 SNS를 통해 공유됐다.
자신의 점수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도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있는 김연아는 침착한 모습이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점수를 봤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면서 “점수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매 시즌 룰이 다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끝났을 때는 긴장이 풀리면서 웃음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