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있는 경고'는 축사에서부터 시작됐다.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노영민 의원은 "현재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흔들린 정체성을 다시 세우고 야당성을 회복해 야성을 다시 찾는 게 중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이 이렇게 달라졌다'고 국민에게 내놓을 만큼 강한 이미지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강한 민주당의 이미지를 위해 어떤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축사에 나선 우윤근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이 공감하는 비전 제시를 못하고 있다"면서 "말단 지엽적인 것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감동을 못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의 '선명성' 있는 노선을 촉구하는 이같은 목소리는 온건파 지도부에게 보내는 쓴소리로 해석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정청래 의원은 작심한 듯 당 지도부를 몰아붙였다. 정 의원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 당 지도부 얼굴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깊은 고민을 한다"며 "조기 선대위를 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 지지율의 12%는 '묻지마 지지층'이다. 여기에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개인기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문 의원이 결초보은 입장으로 구원등판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변화된 얼굴을 보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또 "지금 전투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전시인지 모르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가자는 것은 민주당의 존재감을 상실시킬 것"이라며 "전투형으로 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현 지도부의 노선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따금 당론과 다른 입장을 밝혀온 조경태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해당 행위자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조 최고위원을) 출당조치해야 한다.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토론회에서 '조기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말한 것은 김한길 대표 및 지도부의 사퇴를 뜻한 것이 아니라 현 체제에서 조기 선대위를 꾸려 새로운 면모로 좀 더 책임 있게 선거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강경파가 지도부 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논란의 불씨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