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에 초대받지 못한 꽃다발…졸업·입학 특수 '옛말'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20일 오전 졸업식이 열린 대전 문정초등학교 인근.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학교 주변은 졸업식을 맞아 이른 오전시간부터 꽃을 판매하려는 상인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졸업식에 온 학부모들은 꽃다발 대신 간소한 꽃 한 송이와 다른 선물들을 손에 들고 졸업식장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미리 꽃다발을 사온 학부모들도 종종 눈에 띄었지만, 졸업식의 상징인 화려하고 커다란 꽃다발을 손에 든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한 학부모는 “꽃값이 비싸기도 하고 한 번 시들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아들에게 꽃다발 대신 필요한 걸 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 증가와 소비심리 위축, 꽃값 상승으로 졸업과 입학시즌을 맞아 특수를 누려야 할 꽃집들이 울상이다.

꽃이 외면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꽃값 상승.

지역 화훼공판장 경매 시세에 따르면 졸업식 꽃다발에 주로 쓰이는 장미의 가격은 올해 8500원대를 기록하며 3년 전 6800원 수준보다 무려 1700원 정도가 올랐다.

문정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한 상인은 “꽃을 사려는 학부모들도 가격을 묻고는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꽃이 잘 팔리지 않다 보니 가게에 쌓여있는 재고도 산더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다.

부모가 모두 일을 하다 보니 졸업식에 참석하는 비율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문정초등학교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졸업식 날 할머니 같은 어르신들이 꽃을 사러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지만, 꽃다발을 사더라도 저렴한 것을 찾는다”고 말했다.

졸업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바뀐 인식도 꽃 판매가 줄어드는 또 다른 이유다.

굳이 졸업식이라는 이유로 금방 시들어버리는 꽃을 꼭 사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졸업식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그래도 졸업식인데 꽃다발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급하게 구매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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