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김연아 응원' 열기…"금메달 이상의 은메달"

군포시청 200여명 모여 마지막 연기 밤새 지켜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김연아는 금메달 이상의 은메달이에요."

21일 새벽 군포시청 2층 대회의실. 김연아의 선수로서 마지막 피겨스케이트 연기를 보기 위해 군포시민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군포시는 김연아가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며 피겨 선수로서 꿈과 실력을 키워낸 곳이다. 이 때문에 군포시민들에게 김연아는 '군포의 딸'이며 '시의 자랑'이다.

시민들은 김연아 출전 5시간 전인 전날 밤 11시부터 군포시가 마련한 이곳 응원장에 모여 밤새 태극기를 흔들며 김연아가 나오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드디어 새벽 3시 40분쯤이 되자 김연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연아의 등장에 시민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며 김연아를 반겼다.


그리고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곡 '아디오스 노니노'가 흐르자 시민들은 모두 숨죽인 채 김연아의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김연아가 완벽한 점프를 선보일 때마다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나무랄 데 없는 연기에 여기저기서 탄성도 쏟아졌다.

이날 김연아의 2연패 달성을 염원하는 군포시민의 뜨거운 응원 열기는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까지 전해지기에 충분했다.

(소치=대한체육회 제공)
김연아가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치자 모두 일어서서 "진정한 '피겨퀸' 김연아", "자랑스럽다 김연아"라며 환호하며 고생한 김연아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것도 잠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혹시나 지난번 경기 때처럼 박한 점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결과가 발표됐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자, 시민들은 모두 탄식을 토해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군포시까지 와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원석원(30) 씨는 "판정에 대해서는 다소 불만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김연아 선수 최고의 연기를 펼친 것 같고 내 눈에는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이날 응원전을 지켜본 김선겸(30) 씨도 "비록 은메달이지만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심판 판정이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너무 수고했고 김연아 선수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시민들은 이내 "괜찮아"를 외치며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에 아낌없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경기도 군포시 광정동에 사는 민경애(56) 씨는 "은메달을 따서 속은 상하지만 그래도 금메달보다 더 값진 메달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딸이고 좋은 경기 보여줘서 매우 좋았다.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이날 시민 응원전이 펼쳐진 군포시청에는 국내 방송사뿐만 아니라 일본 방송사도 찾아 시민들의 열띤 응원전을 취재했다.

응원장에는 양손에 태극기를 든 가족단위 시민들이 주를 이뤘고, 김연아 경기에 앞서 전문 치어리더의 공연으로 한껏 응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여기에 태권 소년·소녀의 줄넘기와 초청 가수 공연이 이어지면서 응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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