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피겨 여왕' 김연아(24)다웠다. 자신의 마지막 무대에서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지만 아쉬움보다는 후련함을 먼저 털어놨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74.92점을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2위에 머물렀다.
'원조 여제' 카타리나 비트(독일)의 뒤를 이어 26년 만의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던 김연아지만 홈 팬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의 돌풍에 무릎을 꿇었다.
현지 시각으로 경기 하루 뒤 코리아 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다시 만난 김연아는 "다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일단 끝이 나서 홀가분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실수없이 마쳐 기분이 좋고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점수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이제 끝났으니까 모두 정리하고 자유를 즐기자"고 했다는 김연아는 "나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하자고 말했다"고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이어 "판정에 대한 논안이 나올 때마다 나보다 주변에서 더 열을 낸다"면서 "큰 주목을 받는 올림픽이라 논란이 더 큰 것 같은데 나는 아무 미련이 없다. 대회를 끝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처음부터 좋은 점수를 기대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때 분위기상 예상했고 많이 놀라지 않았다. 오로지 금메달만 따러 온 것은 아니기때문에 무덤덤했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세계 최고에 올랐던 김연아라는 점에서 그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고민보다 휴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제 끝났기 때문에 일단 휴식을 할 것"이라며 "IOC 위원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