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선은 비계껴서 맛없어" 발언, 명예훼손 해당될까

민주당 강창일 의원. (강창일 의원 홈페이지 캡처)
"초선은 돼지로 치면 60kg, 재선은 80kg이고 3선이 딱 먹기 좋고 맛이 좋은 100kg이다. 4·5선은 비계가 껴서 맛이 없다. 잠만 자고. 초재선만 못하다"

국회의원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후보를 빗대어 이런 말을 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까.

지난 2012년 4.11 총선 당시 3선에 도전한 강창일 후보는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쟁관계였던 5선 의원 현경대 후보와 자신을 '돼지고기'에 빗댄 것이었다.

강 후보는 같은해 3월 공개장소 연설에서 현 후보를 "유신독재 군사복재에 빌붙어서 살았던 구태 정치인, 낡은 정치인"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 자리를 권력의 자리로 알고서 군림하려고, 그래서 죽을때까지 영원히 국회의원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며 현 후보를 '구악의 대명사'로 몰아붙였다.

강 후보는 한때 현 후보의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까지 있었지만, 선거 앞에서 두 사람의 지난 친분은 온데간데 없었다.

치열한 접전 끝에 강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다. 현 후보와의 득표율차이는 5%p 미만이었다. 현 후보는 강 후보가 자신을 모욕했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1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현 후보는 강 후보의 이러한 발언들로 인해 지지율이 앞서던 자신이 역전패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돼지고기' 발언 등에 대해 "피고 역시 돼지로 비유된 점, 유권자들에게 각 후보자의 자질에 관한 자료를 제공해 적절한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하려는 공공의 이익도 상당한 동기가 됐다고 볼 수 있는 점을 비춰볼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발언은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원고의 활동이 다소 미흡했다는 사실을 다소 과장해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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