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각 우크라 대통령, 호화사저 치장에 수백억원

문서 폐기하고 떠났으나 시위대 증거 찾아내 폭로

반정부 시위로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초호화 주택이 공개된 데 이어 이 사저의 치장과 유지에 수백억원이 사용된 정황 증거도 나왔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사저를 떠나면서 문제가 될만한 문서를 소각하거나 사저 내 인공호수에 버렸으나, 반정부 시위대가 일부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23일(현지시간) 호화 사저 '메쥐히랴'(Mezhyhirya)에서 발견한 각종 문서와 영수증을 바탕으로 야누코비치가 국가부도 직전의 상황에서도 이 저택에 최소 수백억 원 이상을 썼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메쥐히랴 내 몇몇 방의 실내에 목재 장식을 하는 데 230만 달러(24억6천만원)를 쓰고, '기사 홀'로 알려진 한 방의 커튼 구매에는 11만 달러(1억2천만원)를 지출했다.

또 묘목 심기 등 자택 내 조경에는 150만 달러(16억1천만원)를 사용하고, 달리는 모습의 멧돼지 동상 제작에는 11만5천 달러(약 1억2천억원)를 들였다.

반정부 시위대가 사저에서 발견했다는 것 가운데는 1천200만 달러(129억원)를 현금으로 낸 영수증, 1천만 달러(107억원) 짜리 청구서가 있었고, 어떤 입찰 과정에서의 '뇌물'이라고 쓰인 4천 달러(428만원) 짜리 영수증도 있었다.

지난 21일 당일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저택을 떠나며 상당수 문서를 소각하거나 자택 내 인공호수에 폐기했으나 시위대는 잠수부 등을 동원해 일부 서류를 건져내고는 이처럼 공개했다.

메쥐히랴는 여의도 면적의 절반 수준에 인공호수, 대형범선, 골프장은 물론 개인 동물원까지 갖췄다. 이 때문에 계속된 경제난에 시달린 우크라이나 국민의 분노는 한층 격해지는 상태다.

달아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아직 소재가 불분명하다. 그는 23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도네츠크주에서 국경수비대에 뇌물을 주고 출국을 시도하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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