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탈레반, 미국과 포로교환 협상개최 확인

"아프간 정치상황 복잡해 협상 잠정 중단했다"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이 최근 미국과 포로교환 협상을 벌였으나 아프간내 정치적 상황이 복잡해져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고 확인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탈레반 대표들이 카타르 소재 정치사무소를 통해 미국과 간접협상을 벌였으며 카타르 당국이 협상을 중재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4일 전했다.

협상은 탈레반이 2009년 6월부터 포로로 붙잡고 있는 보 버그달(27) 미군 병장을 미국이 관타나모에 수감 중인 탈레반 간부 5명과 맞교환하기 위한 것이다.


보그달은 미국이 2001년 말 아프간을 침공한 이래 탈레반에 붙잡혀 있는 유일한 미군 병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작년 12월 비디오를 통해 생존해 있음을 알린 바 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그러나 "아프간내 현 정치적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에" 협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당사자가 최근 협상이 진행됐음을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협상 개최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구체적인 협상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의 이번 발표는 탈레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19일 한 중동국가에서 최근 2개월간 몇차례 미국과 간접협상을 벌였다고 밝힌 데 이은 것이다.

앞서 미국과 탈레반은 앞서 작년 6월 포로교환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당시 탈레반이 카타르에 개설한 정치사무소에 대해 비판하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이 집권시기(1996∼2001년)에 사용한 국명과 깃발을 정치사무소에 내건 것을 두고 "망명정부인 것처럼 행세한다"고 맹비난했다. 이 때문에 포로교환 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의제를 다룰 아프간 및 미국 정부와 탈레반간 평화협상은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흐지부지됐다.

한편 탈레반은 미군 위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올해 말 철수를 위해 준비하는 '어수선한' 틈을 최대한 이용,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탈레반은 23일 정부군 기지를 공격해 최소한 19명의 병사가 숨졌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