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에게 우리가 가진거 다 드려도 부족해요"

이산가족상봉단, 개별상봉 이후 공동중식 시간 가져

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2일차인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공동중식에서 북측 박태호(81) 씨가 남측 언니인 박난호 씨에게 음식을 먹여주며 기뻐하고 있다. 박 씨는 한국전쟁 때 가족과 헤어졌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산가족상봉단은 24일 오전 개별상봉에 이어 공동중식(점심)을 갖고 뜨거운 가족사랑을 나눴다.

60여년 만에 다시 만난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개별상봉에 이어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우리 측 주최로 금강산호텔에서 공동중식시간을 가졌다.


북측 상봉자 남궁렬(87) 씨의 딸 남궁봉자 씨는 아버지에게 조각 케이크를 입에 들어갈 크기로 잘랐고 아버지는 딸이 잘라준 케이크를 포크로 들고 있었다.

딸은 "아버지가 북한서 평생 다 입고 신을 만큼 운동화와 영양제, 와이셔츠, 속옷, 양말 등을 챙겨드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고향인 충청도 쌀이 맛있다고 한말을 전해듣고 고향쌀 10㎏을 사오질 못한 것 못내 아쉬워했다.

북측 상봉자 임주섭(81) 할아버지를 만난 남측 여동생 임수선 씨는 오빠가 식탁 자리에 앉자 오빠 무릎위에 냅킨을 깔아주고 물수건으로 오빠의 손을 닦아 주는 남매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들 가족들은 북한산 들쭉술을 잔을 채우고 남한 방식으로 '위하여를' 외쳤다.

북측 상봉자 전영의(84)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개별상봉에서 동생 김경숙(81) 씨등 가족들이 준비한 선물을 꺼낼 때 마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동생이 "오빠 살아계실 때 이것도 입어보시고 저것도 입어보시고..."

오빠는 "너희가 아무리 잘 산다해도 이게 뭐냐"고 야단을 쳤다. 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맘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었다.

두 동생은 오빠에게 "우리가 가진거 다드려도 부족한데..." 하면서 오열했다.

두 동생은 오빠가 점심 식탁의자에 앉자 오전 상봉 때 생각에 다시 손을 부여잡고 오빠 품에 파묻인채 통곡했다.

남북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우리 측 주최로 금강산 면회소에서 가족단위 상봉을 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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