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새 권력 정통성 의문"

서방과 차별화 행보…EU "선거後 무역협정 체결 결정"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정치권력을 사실상 장악한 의회의 정통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권력을 대화의 상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AK소총을 든 반군과 협상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우크라이나에는) 당장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고, 현재 작동하고 있는 권력의 정통성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부 서방국가가 우크라이나의 새 권력을 받아들이는 것을 '실수'라고 규정한 뒤 "이들은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며 차별성을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다만 우크라이나에 정통 권력이 등장한다면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합의한 150억달러 규모의 원조를 마무리하는 등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이행돼야 한다"면서 향후 추가 지원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총리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급변 사태에 대해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고위 장성이 이날 필립 브리드러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과 전화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대(對) 우크라이나 경제협정과 관련, 오는 5월로 예정된 선거 이후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비에 바일리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와의 무역·투자 협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준비되면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와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면서 "권력이양 절차가 최종단계인 5월 선거 때까지 진행되도록 놔두고 새 정부와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EU와 러시아,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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