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극에 미니시리즈 작가, 이유 있다

젊어지는 주시청층, 입맛 맞추기

인기 미니시리즈 작가들이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에서도 무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은 방송 2회만에 전국 시청률 30.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전작 '왕가네 식구들'이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인기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단 2회 만에 30% 돌파는 근래 보기 힘든 기록이다.

'참 좋은 시절'은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를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작품. 연출은 이작가와 함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호흡을 맞춘
김진원 PD가 맡았다. 두사람의 찰떡호흡이 시너지로 이어지면서

미니시리즈에서 활약을 펼쳤던 작가들이 주말극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집필했던 박지은 작가는 MBC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등으로 흥행작가로 자리 잡았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에도 SBS '별에서 온 그대'를 연이어 히트시킨 스타작가다.

'내 딸 서영이' 소현경 작가 역시 MBC '검사 프린세스', SBS '49일' 등을 집필하며 미니시리즈에서 활약했다. '내 딸 서영이'이 이후에도 바로 MBC '투윅스'를 내놓으며 저력을 발휘했다.

주말드라마는 미니시리즈와 달리 50회 이상의 긴 호흡을 이끌어가야 한다. 때문에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와 미니시리즈를 집필하는 작가가 갈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최근 주말드라마에 미니시리즈에서 활약했던 작가를 기용하는 것은 주 시청층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한 드라마국 PD는 "주말드라마 주 시청층인 40대, 50대들은 한때 386세대로 불린 이들이다"며 "그들 스스로 감각만큼은 지금의 20대, 30대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뿐더러 실제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달라진 시청층을 분석했다.

이어 "이런 시청층에게는 기존 주말드라마 집필 작가들의 작품보다, 기존에 보고 공감했던 미니시리즈 감성이 더 맞다"며 "새로운 감성으로 풀어낸 주말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끄는 것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김은숙 작가로 꼽힌다.

김은숙 작가는 SBS '파리의 연인'을 비롯해 '프라하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 SBS 주말드라마 시간대를 이끈 인물로 꼽힌다. 김은숙 작가는 빠른 호흡과 트렌디한 감성으로 미니시리즈를 주말드라마 시간대로 옮겼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내놓는 작품마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이후 '온에어', '상속자들' 등 미니시리즈를 집필하며 주말드라마와 미니시리즈를 자유롭게 오가며 이름을 날렸다.

한 방송관계자는 "주말드라마가 젊어지고, 위상이 높아지면서 캐스팅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작품성이 좋다고 입소문만 나면 '국민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타이틀까지 얻을 수 있는 만큼 마다할 이유가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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