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인근 서부지역 부대에 군사훈련 지시(종합)

우크라 동남부 지역 러시아 병합 움직임과 관련 긴장감 고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인근 서부 지역 군부대에 비상 군사훈련을 지시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회의에서 "대통령의 지시로 오늘 오후 2시부터 서부 군관구 소속 군부대와 중앙 군관구 소속 제2군, 우주군, 공수부대, 항공수송부대 등에 전투태세 점검을 위한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쇼이구 장관은 26일부터 3월 3일까지 2단계에 걸쳐 전투태세 점검 비상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이구는 그러면서 중·서부 군관구 전투테세 점검 훈련이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큰 틀에서 볼때 이 훈련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몇몇 훈련을 통한 (전투태세) 점검 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훈련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국경 지역 인근에서 실시되기는 하지만 훈련의 주된 목적은 우리 군의 전투 태세 점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쇼이구는 이번 훈련에 15만명 이상의 병력과 90대의 전투기, 120대 이상의 헬기, 870대의 탱크, 약 80척의 군함 등이 참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국 위기와 관련한 러시아 흑해함대의 경비와 관련 "우리 시설의 안전 확보를위한 모든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흑해함대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에 주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동부 군관구 부대를 대상으로 비상 전투태세 점검 훈련을 지시한 바 있다. 푸틴은 당시 앞으로도 비상 점검 훈련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비상 훈련도 전투태세 점검을 위한 통상적 군사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부 군관구에 인접한 우크라이나에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훈련이 실시되면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그동안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러시아가 우크라 사태에 군사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현재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선 친서방 성향의 기존 야권이 장악한 중앙 권력에 항의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크림반도의 심페로폴, 세바스토폴 등에서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며 크림자치공화국을 러시아와 병합하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같은 분리주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 대응을 시사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 중앙 권력이 군부대를 파견하고 이에 러시아가 자국인 보호를 이유로 무력 대응할 경우 두 나라 사이에 군사 출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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