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전 총리는 26일 BS후지 TV에 출연해 "아사다가 중요할 때 반드시 넘어진다"고 했던 발언과 관련해 "아사다가 (25일 귀국 회견에서) '모리 수상이 조금 후회하지는 않을까요'라고 한 말을 들었지만 후회하고 있지 않다"며 분명하게 단언했다고 27일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다만 모리 총리는 가족 내에서부터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고 시인했다. 모리 총리는 "(발언을) 후회하고 있지 않지만 내 손자가 아사다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손자가 몹시 화를 내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스포츠호치는 "그럴 마음은 없었지만 손자의 어머니, 즉 내 딸도 화가 났다"는 모리 총리의 발언을 전하면서 "가족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모리 총리는 자신의 진의는 다른 데 있었음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말하고 싶은 것이 전해지지 않았다"면서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즉 단체전에 출전시키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모리 총리는 "아사다는 '마지막에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라고 했는데 어떻게 꽃을 장식하게 해줄까를 모두가 생각했다"면서 "개인전에 집중시켜 주는 환경이 됐으면 좋았을 텐데, 불필요하게 신경쓰게 하는 일이 없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사다는 지난 20일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30명 선수 중 마지막에 출전해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다 넘어지는 등 55.51점으로 16위에 머무는 충격적은 성적에 그쳤다. 이에 모리 총리가 당일 후쿠오카의 강연에서 "그 아이는 중요할 때에는 반드시 넘어진다"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리 총리라 더 여파가 컸다.
21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 성공 등 전성기 못지 않은 연기로 142.71점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만회했다. 연기 직후 아사다는 전날 쇼트프로그램 부진의 서러움에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아사다는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모리 총리 발언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조금은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라고 말하며 에둘러 일침을 놨다. 모리 총리는 23일 도쿄 마라톤 행사에서 아사다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 야유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