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자문위, '3인 부모 체외수정'에 우려 표명

미국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모계로만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에 의한 질환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3인 부모 체외수정'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FDA의 요청으로 열린 공청회에서 대부분의 자문위원은 이 방법이 배아에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모체도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유보적인 태도를 표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자문위위원장장인 번햄 의학연구소의 에번 스나이더 박사는 이 방법을 임상시험단계까지 진전시키기에는 시험관실험과 동물실험에 관한 자료가 너무 부족해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데 자문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자문위원들은 특히 이 방법으로 태어난 아이가 과연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될지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나타냈다.


스나이더 위원장은 그러나 방법 자체는 매우 흥미롭고 유망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3인 부모 체외수정'이란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에 의한 모계 유전질환을 막기 위해 아버지와 어머니 외에 제3 여성의 DNA가 결합된 배아를 만드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핵 바깥에 있는 부분으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수행하며 세포핵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DNA를 지니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전체 유전자 DNA의 1%도 안 되지만 미토콘드리아 DNA가 변이되고 이것이 자녀에게 유전되면 근이영양증 같은 갖가지 심각한 대사질환이 발생한다.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는 1988년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50여 가지가 인간의 유전질환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헌팅턴병, 비만, 당뇨병, 암 등 일반적인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DNA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로부터만 자녀에게 유전된다. 따라서 결함이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를 온전한 여성의 것으로 바꿔야 한다.

그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을 지닌 여성의 난자로부터 핵만 빼내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인 다른 여성의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한 뒤 정자와 수정시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수정이 이루어진 단세포 배아에서 미토콘드리아 결함이 있는 난자의 핵만 정자와 함께 빼내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인 다른 여성의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하는 것이다.

결국 남성 1명과 여성 2명의 DNA가 들어 있는 배아가 만들어지고 이 배아로 태어난 아이는 생물학적 부모가 3명이 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것이 '맞춤아기(designer baby)'의 길을 열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