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밤 폭설로 내려앉은 공장지붕에 깔려 숨진 김모(19)군의 유가족들이 27일 사고가 난 K 업체를 직접 찾아가 분개했다.
이날 오전 11시 울산시 북구 모듈화산업단지내 K 업체 앞에서 유가족들과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K 업체와 H 학교, 울산시교육청, 고용노동부가 김 군의 사망에 대해 책임은 커녕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K 업체의 사과와 책임, 실습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학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숨진 김 군의 외삼촌은 "지금까지 업체 등이 너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왔다"며 "조카가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쉴 수 있고, 가족들이 짊어진 짐도 내려 놓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울먹였다.
이날은 김 군이 숨진 지 18일째로, 아직 입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김 군의 어머니는 "사람 목숨을 자동차 부품 하나 없어진 것처럼 대하는 업체 측의 태도에 기가 막힌다"며 "제대로 된 사과는 커녕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사고 책임에 통감하고 사죄를 드린다"며 "위로금 등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을 실습현장에 보낸 H 학교에 대해서도 유가족들은 "취업이 전제되어 있다는 이유로 학교가 회사와 개인 간의 문제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달 24일 해당 공장에 대한 학교 지도관의 지도·점검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며 "당시 지도관이 초과근무 여부를 물었을 때도 김 군이 초과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그렇게 알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사고 이후, 각 학교에 특별점검반을 구성해서라도 실습생이 나가있는 업체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더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