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폭탄'에 초비상 새누리…'중진차출론' 재점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지난달 2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2일 새누리당에 메가톤급 폭탄이 떨어졌다. 바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창당 선언이다.

새누리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상됐던 야권연대 차원이 아니라 일종의 ‘합당’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일단 ‘저급한 야합’, ‘국민 희롱’ 등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야권 깎아내리기에 나섰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두 차례나 논평을 내면서 맹공을 폈다.


박 대변인은 오전에는 "자립갱생이 불가능한 급조된 신생정당과 야권 짝짓기라면 뭐든지 내던지는 민주당과의 야합으로 진작부터 예상됐던 저급한 정치 시나리오"라고 비난했다.

오후에도 "급조된 세력과 급조된 회동에서 급조된 합의를 보여준 3중 급조 시나리오"라면서 "새정치가 이토록 경박한 것이라면 그 말로는 불 보듯 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야권 안에 새정치는 원래부터 없었다. 전후무후한 '사상최악의 뒷거래 정치'가 있었을 뿐"이라면서 "그동안 새정치란 이름으로 국민을 희롱했던 것들에 대해 유권자들은 냉정한 판단으로 그 대가를 돌려드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김한길 대표는 안철수 포장지 한 장 값에 제1 거대 야당을 팔았고 안철수 의원은 대권후보 한 자리 값에 잉태 중인 신당을 포기했다"면서 "두 사람의 밀실거래로 야권 안에서는 이제 새정치, 민주주의 이런 말을 입에 담을 수도 없게 됐다”고 힐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격한 반응은 불안한 속내의 반영이라는 게 여의도의 관측이다.

6·4 지방선거가 여야 양자 구도로 정리될 경우 돼 야권 성향 표들이 결집되는 것은 새누리당에게는 아찔한 시나리오다. 민주당의 현역 프리미엄에 대항할 무기였던 ‘고공 지지율’도 효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재의 압도적 지지도를 선거에 활용하기 힘들 수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두 정치세력이 통합에 성공한다면 국면이 달라진다. 이전까지는 서로 다른 야당끼리의 선거연대 정도였으나 앞으로는 훨씬 강력한 상대가 새누리당 앞에 등장하는 것"이라며 "더 긴장하고 더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의 연대는 ‘이미 예상했던 전개’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하면서도 선거 전략 수정에도 부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우선 야권의 ‘새정치 사기극’을 계속 부각시킴으로써 통합신당 효과의 싹을 자르는 한편, 앞으로 등을 돌릴 안철수 지지자들을 적극 흡수한다는 방안이다. ‘100년 정당’을 공언했던 새정치연합의 기성 정당과의 합당 선언은 적지 않은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경쟁력 있는 후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중진차출론’에 다시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선거판이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인 만큼 전략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결국 경쟁력 높은 후보를 내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경필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해야 할 당의 절박성은 더욱 높아졌고 인천과 충남에도 이길 수 있는 중진들이 나가야만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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