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증시 11% 폭락…우크라 사태 세계시장 강타(종합2보)

신흥국 통화 가치 일제히 급락하고 원자재값 급등

우크라이나에 전운 위기가 고조되면서 3일 신흥국 통화가치와 증시가 급락하고 원자재 값이 급등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특히 이번 사태 악화의 당사자인 러시아의 주가는 11% 폭락하고 루블화 가치도 사상 최저로 추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외국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러시아 증시의 MICEX 지수는 이날 오후 5시 7분(현지시간 오후 12시 7분) 현재 1,285.84로 11.0%나 폭락해 지난해 7월 초순 이후 최저 수준으로 수직 낙하했다. 이 같은 하루 낙폭은 2008년 11월 이후 최대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같은 시간 현재 달러당 36.4503루블로 1.61% 급락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지난 주말 러시아 의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병력 파견 요청을 승인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가와 루블화 가치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말 동안 루블화 가치는 모스크바의 민간 환전소에서 약 6% 폭락했고 일부 환전소는 달러화가 바닥났다.

환전소 직원은 "우리는 이런 사태를 예견하지 못해 달러화를 미리 확보해놓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러시아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빚어지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5.50%에서 7.00%로 전격 인상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외국자본의 급격한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퍼지면서 동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도 급락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동유럽의 폴란드 즐로티화 가치는 같은 시간 현재 달러당 3.0387포린트로 0.85% 떨어졌다.

헝가리의 포린트화 가치는 0.74%, 터키 리라화 가치는 0.70% 각각 하락했다.


아시아 신흥국들도 영향을 받아 한국 원화 가치는 달러당 1,070.13원으로 0.24%, 인도 루피화 가치는 0.23% 각각 내렸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영향으로 일본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1.36엔으로 0.44% 올랐다.

이에 따라 일본 증시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 225)는 14,652.23으로 1.27%, 토픽스지수는 1,196.76으로 1.23% 각각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신흥국 증시도 대체로 약세를 보여 홍콩 항셍지수는 1.41%,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1.06% 각각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0.44%, 인도 센섹스지수는 0.61% 각각 내렸다.

다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에 따른 정부 정책 관련 기대감 등을 반영해 2,075.23으로 0.92% 상승했다.

이번 사태로 자원 수급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가스·석유, 금 등 주요 국제 원자재 값도 급등했다.

4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같은 시간 현재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4.697달러로 1.91%(0.088달러) 뛰어올랐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같은 시간 배럴당 111.11달러로 1.87%(2.04달러) 급등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 가스·원유 대부분이 지나가는 핵심 통로다.

우크라이나가 주요 곡물 생산 지대인 점을 반영해 5월 인도분 밀값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부셸당 627.75달러로 4.23% 폭등했고 5월 인도분 옥수수값도 부셸당 476.5달러로 2.80% 급등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 현물 가격도 온스당 1,347.29달러로 1.5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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