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크림반도 위기 외교적 해법 모색

對러시아 관계 파국 막고 우크라 역내편입 추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개입으로 무력 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3일(현지시간) 긴급 EU 외무장관 회의를 소집했다.

애슈턴 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크림 반도 위기로 촉발된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해소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이끄는 진상조사기구 및 연락기구를 설치하자는 독일 정부의 제안을 러시아가 수용한 데 이어 열린 이번 EU 외무회의에서는 EU와 러시아 간 정치적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규명할 진상조사기구를 OSCE의 중재 아래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유럽 국가와 유엔,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참여하는 연락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선진8개국(G8) 회의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는 데 대해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와 직접적으로 대화할 유일한 협의체인데 이것을 희생할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EU내 최대 지분 보유국인 독일이 이처럼 중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EU의 외교적 해결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28개 회원국 대사회의도 OSCE를 통한 다자간 대화와 양자 대화를 통해 크림 반도 위기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나토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위원회(NAC)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대해 유엔 헌장과 OSCE의 안전보장 원칙에 의거해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역내 경제권에 편입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오면서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왔다.

우크라이나에서 3개월 이상 계속된 반정부 시위 사태로 친(親)러시아 정부가 붕괴하고 친서방을 표방하는 야권이 권력을 장악함에 따라 EU는 우크라이나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지원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크림 반도의 무력 충돌 위기는 EU의 대(對)러시아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우크라이나를 EU 역내로 편입하려는 노력을 무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EU는 우크라이나 전 정권에 대해 제재를 유보하면서 여야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했던 것처럼 이번 위기에서도 러시아 측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옛 소련권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1월 열린 'EU-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에서 옛 소련권의 핵심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력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해 러시아 주도의 경제블록 참여를 선언함으로써 EU의 우크라이나 편입 정책이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EU는 우크라이나의 민주화가 진전되고 우크라이나 국민이 EU 수준의 정치와 경제를 원하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EU 쪽으로 기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새 정부도 EU와 조기에 협력협정을 체결할 방침을 밝혀 조만간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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