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는 이날 아부다비의 금융인 회동에 참석해 "이제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버냉키의 공개석상 연설은 퇴임 후 처음이다.
그는 금융 위기 때 "연준이 매우 공격적으로 대응했지만, 더 적극적일 수 있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밝혀 그러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버냉키는 리먼 브러더스 붕괴 직전 "미국의 자신감이 과다했다"면서 "너무 빤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가 맨 처음 받은 교훈은 미국도 금융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부실 금융기관들을 구제하면서 '불공정' 낙인이 찍힐까 봐 전전긍긍했다면서 시장과 소통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버냉키는 "나는 학자이기 때문에 가설에 익숙하다"면서 그러나 "시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걸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를 줘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재직 때는 자유롭게 말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자유로워서 뭐든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인 등 금융 전문가 1천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동을 주최한 아부다비국립은행(NBAD)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버냉키의 연설 대가는 최소 25만 달러(약 2억 6천700만 원)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버냉키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도 2008년 아부다비 금융 회동에서 연설하고 비슷한 액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