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비서실장들 '인천 대격돌'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좌)과 이학재 의원
박근혜 대통령의 전(前) 비서실장들이 인천에서 '대격돌'한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5일 장관직을 사임하고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과 당내 경선에서 양보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두 사람은 모두 박 대통령의 전직 비서실장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 장관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5~2006년 비서실장을 맡은 데 이어 박 대통령이 2007년 첫 대선도전에 실패한 이후 당내 비주류로 '정치적 칩거'를 한 시기에도 비서실장 역할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어내면서도 입이 무겁고 신중해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이다.

2012년 대선정국에서도 경선캠프와 새누리당 대선 선대위에서 직능본부장을 지내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이후 대통령취임준비위 부위원장, 박근혜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역임하며 박 대통령의 신임을 입증했다.

유 장관의 이날 인천시장 출마 일성도 "현 정권 창출의 일원이자 초대 안전행정부장관으로 박근혜정부의 성공에 대한 무한책임을 갖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의 성패가 향후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과 대한민국의 미래성장을 판가름하게 될 것을 잘 알고 있다"였다.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대통령이 '인천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여러 어려움도 있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결단을 했으면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박 대통령의 당부를 전해 민주당의 집중공격을 받기도 했다.

유 장관이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되자,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명된 사람이 이학재 의원이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와 대선 경선 국면에서 비서실장으로서 박 대통령의 일정을 조율하고 의전을 총괄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달팽이는 제 집을 버리지 않는다>를 통해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투명인간처럼 3년을 모셨다", "박 대통령은 일이 힘들더라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을 가장 행복해 하는 사람"이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박 대통령 비서실장들의 대결'이라는 점 외에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 의원이 비서실장이 된 데는 유 장관의 추천이 큰 몫을 했다. 유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이 의원을 추천할 만큼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다.

둘은 인천 서구청장을 모두 역임했다는 점에서도 닮은 꼴이다. 1995년 인천 서구청장을 지낸 유 장관은 2006년 같은 자리를 맡은 이 의원을 각별히 아꼈다. 유 장관은 최근까지도 국회에 올 때마다 이 의원에게 "선거 준비는 잘 돼 가냐"며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핵심인 유 장관과 이 의원이 경선에서 선의의 경선을 치를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이 이 의원의 경선 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학재 의원실 측은 "현재까지 입장 변화 없이 경선을 준비 중"이라면서 "이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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