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한 '푸틴이 우리나라를 침공했을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조지아 전쟁 초기 상황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국제사회의 대응 등을 보며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조지아 대통령을 역임한 그는 현재 미국 터프츠대학 외교전문대학원인 플레처스쿨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는 “2008년 7월 서방 정치인들은 러시아가 조지아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불과 몇 주 후 러시아는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조지아 영토의 5분의 1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5일 만에 전쟁을 승리로 끝낸 뒤 조지아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한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각각 단일 국가로 승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단순히 유럽의 한 대형 국가가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냉전 후 세계 질서가 붕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30년대 나치는 체코슬로바키아 주데텐란트를 게르만 민족 보호를 구실로 점령했고, 오늘날 러시아는 크림 반도나 조지아에서 러시아 민족 보호를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챔벌린 수상은 1938년 나치의 주데텐란트 병합을 ‘먼 나라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분쟁’이라고 규정하고,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히틀러와 뮌헨 협약을 맺었지만 결국은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은 “푸틴의 동기는 전쟁 전 독일과 비슷하다”며 “냉전 이후 서구로부터 받은 부당한 대우와 모욕을 바로잡는 한편,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고 자연자원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은 주기적인 영토 확장이 국내에서 자신의 정치 생명이 되살아나는 방안이라고 여긴다”며 “상식과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러시아 제재는 즉시 실행돼야 하고 유럽도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와 신속히 협정을 체결하는 등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