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에 고통"…후쿠시마 18세 소녀의 호소

광주 탈핵단체에 편지…"日정부, 국민건강 뒤로하고 경제만 챙겨"

"지옥 속에서 고통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에 사는 A(18)양은 원자력발전소 사고 3주년을 맞아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본부'에 보낸 편지에서 불안한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이 소녀는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본부'가 8일 오후 남광주 푸른길광장에서 여는 '탈핵 문화제'에 원자력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편지를 보냈다.

A 양은 편지에서 수돗물은 마시지 않고, 오염된 공기를 피하기 위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양은 "친구들도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항상 가슴에 안고 있다"며 "남은 사람들도 날마다 지옥 속에서 고통과 함께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을 모독당한 채 날마다 방사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후쿠시마에 사는 지금의 나의 모습"이라며 "방사능이 스며든 나의 갑상선, 뼈, 장기를 예전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라고 한탄했다.

현지 상황에 대해서는 "100만명 중 1명에게 발병한다는 소아 갑상샘암이 인구 200만명인 후쿠시마현에서만 벌써 33명에게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문제는 뒷전이고, 경제 우선 정책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A 양은 "한국 국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아무리 발버둥이쳐도 소용이 없다.(중략) 원폭과 달리 핵을 평화 이용한 것이 핵발전소라고 하지만, 핵의 평화적 이용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탈핵 문화제를 연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본부'는 애초 A 양의 영상편지를 행사장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신원 노출을 우려해 편지를 읽는 것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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