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타지키스탄 외무장관과 면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지난달 키예프에서 저격수들의 총격으로 시위를 하던 10여 명이 숨진 사건의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너무 많은 거짓말이 나왔고, 이 때문에 유럽 여론이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독립광장에선 지난달 18일부터 며칠 동안 야권 시위대와 경찰 간에 격렬한 무력 충돌이 벌어져 양측에서 최소 수십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당시 야권은 야누코비치 정부가 시위대 진압을 위해 저격수들을 고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내무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서방 정부들은 실각한 친러시아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시위 진압 부대가 저격수로 활동했다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과 여전히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외국과 솔직하고 평등한 대화를 원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자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실각 후 들어선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재확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는 독립적이지 못하다"면서 "쿠데타를 일으킨 급진 민족주의자 등 과격파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우크라이나) 급진주의자나 과격 민족주의자들을 지지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외무장관은 이날 "크림반도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는 오는 16일 크림의 러시아 귀속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최근 채택했다.
이에 대해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 대행은 자국 내에서의 주민투표를 금지하는 법령에 서명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주민투표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