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쌍별' 이민호·김수현 뜨자 중국 여심 '들썩'

중국 동시 방문…'공항 혼란'·TV 출연 '특급 대우'

중국에서 '한쥐'(韓劇·한국 드라마의 중국어 표현) 인기를 타고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 대륙을 강타했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말춤이 시들해지는 상황에서 한국 드라마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약칭 '별그대')가 돌풍을 몰고 왔다.

특히 중국 여성층에게 인기를 끄는 한류 스타들이 중국에 건너와 직접 중국 팬들을 만나면서 환호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상속자들'로 중국에 널리 알려진 이민호가 지난 7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를 방문, 팬 사인회 등 1박2일 일정을 마치고 8일 귀국했다.

이민호는 올해 중국 춘제(春節·설) 전야에 열리는 중국 최대 축제 프로그램인 '춘완'(春晩)에도 출연하면서 중국인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상하이(上海)에서 한국인이 택시를 타면 운전기사들이 먼저 '이민호를 아느냐'고 묻곤 한다. 운전기사가 여성일 경우는 이민호의 근황을 되레 전해주기도 한다.

이런 인기도를 말해주듯 이민호의 방중 소식을 듣고 항저우샤오산(蕭山)국제공항에 중국 여성팬 수 천명이 몰리면서 공항 안팎이 일대 혼란을 겪기도 했다. 한 여성팬은 운집한 팬들에 떼밀려 머리에 상처를 입는 사고까지 발생했다고 중국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여기에 드라마 '별그대'로 중국에서 한류스타의 '새로운 대세'가 된 김수현은 8일 장쑤(江蘇)성 성도인 난징(南京)을 방문, 장쑤위성TV의 '최강대뇌'(最强大腦)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뇌와 관련된 지식과 집중력을 테스트하는 내용의 이 프로그램 녹화를 위해 그가 방송국에 나타나자 이 방송국 사상 최고 수준의 엄격한 보안시스템이 가동됐다.

프로그램 녹화장에서는 가방은 물론 카메라나 액체로 된 물건 반입을 금지했으며 관중들은 가슴에 명찰을 달고 지정된 좌석에 앉아야 했다.

출연료만 4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귀하신 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김수현은 중국 측이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당일치기로 방문했다.

그의 방송 녹화 현장을 보기 위해 액수를 따지지 않는 '백지 입장권'이 나돌기도 했다. 입장권 1장이 5천 위안(약 87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며 인터넷에서는 3만 위안(약 520만 원)까지 호가했는데도 팔리는 사례가 나왔다고 중국 홍망오락(紅網娛樂)이 전했다.

이들 두 스타가 '여성의 날'(중국은 '부녀절')을 중국에서 머물며 여심을 흔들고 간 데 이어 역시 '상속자들'로 많은 중국 팬을 갖고 있는 김우빈이 오는 29일 상하이를 방문해 팬 사인회를 열 예정이다.

중국에서 '별그대' 인기를 톡톡히 누리는 여성 한류 스타인 전지현도 오는 21일 상하이에 이어 23일에는 '철도역 테러'가 발생한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를 방문한다.

지난 3일부터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커다란 화제가 될 만큼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한류 스타들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자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음식도 관심을 받고 있다.

상하이의 한국인 밀집 거주지인 민항(閔行)구 훙취안(虹泉)로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중국인 손님들로 붐빈다.

일부 식당은 수 십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드라마에서 등장한 '치맥'(치킨+맥주)은 중국인들의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경계심까지 허물었다.

한인 상가 인근에 사는 중국인 장(張) 모(여·23)씨는 "집에서 시간 날 때마다 한국 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갈비탕이나 치맥을 비롯한 한국 음식을 자주 사먹는다"면서 "친구들 사이에도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이나 재중 동포 주인들만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니다. 중국인이나 대만, 홍콩인이 대부분인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올리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편,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일고 있는 '별그대 열풍'의 현주소를 소개하고 향후 전망까지 다룬 '한국의 드라마가 중국의 모범이 될까'라는 제목의 중국발 기사를 1면에 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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