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러-우크라 취재·보도 통제, 정보전도 치열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와 우크라, 러시아와 서방 간 세력 다툼으로 번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정보를 통제하려는 양측의 정보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정보전은 자신들의 시각에 맞춘 편향적 보도 수준을 넘어 상대 진영의 취재·보도 방해와 방송 통제 조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 우크라이나 방송 끊기고 러시아 방송… 일부 보도진 피습까지

우크라이나 동남부 크림 자치공화국에선 아날로그 방식 우크라이나 방송이 모두 차단됐으며 대신 기존 채널들에서 러시아 방송이 나오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기존 '인테르' 방송 채널에선 러시아 'NTV'가, '1+1' 방송 채널에선 러시아 제1채널인 'ORT'가, 우크라이나 제1국영 TV 채널에선 러시아 RTR 방송이 방영되고 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또 취재를 위해 현지를 방문한 친서방 성향 언론사 기자들이 친러시아 무장세력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장비를 뺏기는 등 기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방송사인 '채널5'는 지난 7일(현지시간) 자사 기자들이 크림 공화국 세바스토폴의 우크라이나 공군 기지에서 취재하다 친러시아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9일 보도했다.

채널5는 폭행당한 기자들 가운데는 외신과 우크라이나 민영방송인 'STB채널' 기자들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자사 코스타스 오니셴코 특파원도 세바스토폴 공군 기지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기사와 얼굴에 상처가 난 사진을 함께 내보냈다.

카티메리니는 오니셴코 특파원이 여권 등 소지품을 빼앗겼으며 휴대전화만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무장세력들은 화물차를 이용해 기지 정문을 부수고 진입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도 전날 크림 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에서 자사의 직원이 무장괴한으로부터 취재장비를 빼앗겼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자사와 현지 계약사 직원들이 한 식당에서 영상을 생중계하고자 위성통신 장비를 설치하던 중 무장한 괴한들이 케이블을 끊고 장비들을 강제로 가져갔다고 밝혔다.

무장괴한들은 또 AP통신의 장비들 사진을 찍고서는 직원들을 스파이라고 주장하고 2시간 동안 식당에 감금했다.

지난 5일에도 크림반도 예프파토리야의 군부대를 취재하던 아랍권 방송사 '알자지라'와 우크라이나 방송사 '1+1' 취재진이 한때 무장세력에 억류된 바 있다.

◇ 우크라 정부는 러시아 언론 취재·보도 통제

한편 러시아 언론 매체들의 취재·보도를 차단하려는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의 통제도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9일 자사 소속 사진 기자 세르게이 파데이체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도네츠크 공항 세관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공항 직원들은 모스크바에서나 받을 수 있는 은행 잔고 증명서를 요구하며 입국을 거부했다고 파데이체프는 전했다.

세관 직원들은 파데이체프의 여권과 기자증 등을 빼앗아 모스크바행 여객기 기장에게 넘겼으며 모스크바 도착 후 여권 등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7일에도 역시 도네츠크 공항에서 'TV 첸트르', '라시야' 등 여러 러시아 TV 방송사 소속 기자들이 입국을 거부당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TV·라디오 방송위원회는 자국 방송망 사업자들에게 러시아 뉴스전문 채널인 '라시야 24', 'RTR-Planeta', 최대 채널 ORT(제1채널) 등의 방송 전송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방송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편향되게 보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 같은 무례한 조치가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들이라고 주장하는 키예프의 중앙권력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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