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시장 '재출마 쇼' 외면…주요정당 불출마

일본 오사카(大阪) 시장으로 재직하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4) 일본유신회 공동대표가 오사카도(都) 실현을 명분으로 던진 재선거 카드가 정치권과 유권자들로부터 사실상 외면당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자신의 핵심 정책인 오사카도 구상이 각 당의 반대에 부딪히자 재선거로 민의를 묻겠다며 지난달 시장직에서 물러나고, 지난 9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오사카 시장 재선거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자민당, 민주당, 공명당, 공산당 등 주요 정당이 '세금 낭비' '정치 쇼'라고 비판하며 후보를 내세우지 않아 이번 오사카시장 재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니노미야 시게오(二野宮 茂雄·37·무소속·전직 파견사원), 마크 아카사카(マック赤坂·65·스마일당·재단법인회장), 후지시마 도시히사(藤島利久·51·무소속·인터넷 TV운영자) 등 정치 신인 3명만이 경쟁 후보로 나섰다.

복수의 후보가 출마했기 때문에 일단 당선자는 이달 23일 시행되는 투·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하시모토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주요 정당과의 대결이 없으므로 하시모토 대표가 다시 당선되더라도 오사카도 구상을 유권자가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세금과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시모토 대표의 재출마 전략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2005년 우정민영화법안이 부결되자 중의원을 해산하고 이어진 총선에서 압승한 '고이즈미 극장 정치'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교도통신 등이 벌인 여론조사에서 사직 후 재출마한다는 구상에 반대하는 의견이 64.2%에 달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오사카도 구상이 안 된다고 판단하면 선거에서 나를 낙선시켜라"라고 호소했지만 일본 정계는 여전히 싸늘하게 반응했다.

1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다케모토 나오카즈(竹本直一) 자민당 오사카부(府) 지부연합회장은 9일 개막한 스모대회를 의식한 듯 "스모대회가 하나 더 있다. 혼자서 하는 스모대회"라고 하시모토 대표의 재출마를 비꼬았다.

변호사 출신 하시모토 대표는 기성 정치권에 도전하는 젊은 보수 이미지로 2012년 말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유신회의 도약을 이끌며 보수 세력으로부터 '차세대 총리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고 발언하거나 미국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관해 "일본과 미국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멋대로 해석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망언을 반복해 국제적인 비판도 받았다.

하시모토 대표의 재선거 구상에 주요 정당이 호응하지 않아 그가 정치적 위기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오사카도 구상은 오사카부, 오사카시, 사카이(堺)시 등을 오사카도로 통합, 도쿄도의 23구(區)처럼 특별구로 재편하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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