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항공사고는 테러?…中정부 '초비상'

그래픽=김성기
중국인이 대거 탑승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중국 정부의 긴장 수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양회' 개막 이틀을 앞두고 쿤밍(昆明)에서 테러가 발생한데 이어 이번에 전체 승객의 3분의 2가 중국인인데다 베이징(北京)으로 가던 여객기가 사고를 당했다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테러 기도가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10일 외교부, 공안부, 교통운수부, 민항총국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조사단을 말레이시아로 파견했다.

특히 중국 공안부는 사고기에 탑승한 일부 승객이 남의 이름을 도용한 여권을 사용했다는 사실에 대해 말레이시아 당국과 공동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중국 당국은 항공기 2대와 해경선 6척, 구조선 14척, 헬리콥터 2대, 상륙함 2척을 포함한 해군 군함 4척 등을 사고현장으로 급파해 구조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오후 전인대 분과회의에서 "당과 정부는 국내 국민의 생명재산 안전 보호는 물론 해외에 있는 국민의 든든한 방패막이 돼야 한다"며 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거듭 지시했다.

신중 모드를 유지하던 중국 언론들도 말레이시아 당국의 조사결과가 공개된 이후에는 테러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는 쪽으로 기류가 변하고 있다.

신경보(新京報)도 말레이시아 당국이 실종 여객기가 테러공격을 당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사고 여객기가 또 수 만m 상공에서 무슨 일을 당했을까'란 분석기사에서 '폭탄테러' 가능성을 4가지 시나리오 중 첫 번째로 거론했다.

말레이시아 당국과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은 일부 승객이 도난 여권을 소지하고 탑승한 사실에 주목, 테러 가능성을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

전날 베트남 남부 해역에서 사고기의 문짝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객기가 급속히 사라진 점을 이유로 기체가 공중분해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는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이슬람단체도 나타났다.

'중국순교자여단'(中國烈士旅)'이라고 자칭한 한 단체가 남중국해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터넷 언론인인 베이펑(北風)은 문제의 단체의 지도자로 자칭한 한 인물이 자신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같이 주장했다면서 일부 네티즌에게 그가 보낸 첨부 파일을 공개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말레이시아항공기 MH370 사건에 대한 성명과 해석'이라는 제목으로 말레이시아항공사, 말레이시아정부, 중국 정부 앞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진 첨부파일에는 "이번 사건 희생자들이 모두 알라의 면전에서 참회하고 있다"면서 사고 항공기 수색과 탑승객 구조 작업은 모두 헛수고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첨부 파일에는 또 "이번 사건은 우리를 잔혹하게 박해한 말레이시아 정부와 위구르족을 잔혹하게 진압하고 박해한 중국 당국에 대한 보복"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함께 대만 항공당국이 국제 대테러 조직의 일원으로부터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이 테러 목표가 될 것이란 경고전화를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으로서는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중국 언론들은 말레이시아 항공이 발표한 탑승자 명단에 있는 한 남성의 여권의 진짜 주인공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푸저우(福州)에 사는 위(兪)모씨로 탑승자 명단에 있는 여권번호는 같지만 2007년 여권을 만든 뒤 한 번도 이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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