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크림 총리 "러시아로의 귀속 준비 시작"

의회 "주민 80% 찬성" 주장…준비작업 곳곳에서 확인

러시아로의 귀속을 묻는 주민투표를 앞둔 크림 자치공화국이 내부적으로는 이미 병합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로의 병합을 위한 준비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악쇼노프는 "투표결과 귀속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오면 몇 개월 이내에 러시아법을 적용할 수 있다"며 "금융 당국이 공식 통화를 흐리브냐(우크라이나 통화)화에서 루블(러시아 통화)화로 바꾸는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로 귀속되면 공식 언어는 우크라이나어 대신에 러시아어와 타타르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새롭게 구성될 내각에 타타르계 출신을 중용, 크림 주민의 15%를 차지하는 타타르족의 권익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크림에서는 러시아계가(60%)가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반러 감정이 큰 우크라이나계(24%)와 타타르계(15%)도 주요 세력 중 하나다.

타타르계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옛 소련 시절 크게 박해를 받았던 터라 러시아계에 감정이 좋지 않다. 그 때문에 이번 크림 자치정부의 러시아 병합 시도가 나오자 '무차별 무장 투쟁'까지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악쇼노프 총리의 이런 발언은 타타르계 주민의 민심을 달래고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16일의 주민투표가 러시아로 귀속하는 쪽으로 결정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 의장은 이날 주민의 80% 이상이 러시아 귀속에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콘스탄티노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9일 벌인 여론 조사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예전에는 75% 정도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지만, 이제 그 비율이 더 늘었으며 그 이유는 키예프 중앙 정부의 최근 행동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크림 현지에서는 러시아와의 병합을 위한 준비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크림의 요충지인 세바스토폴은 이날부터 공문서 언어를 우크라이나어에서 러시아어로 바꿨다.

세바스토폴 당국은 "주민의 압도적 다수가 모국어로 러시아어를 쓰는 만큼 공문서 언어를 러시아어로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크림 자치정부 또한 자체 군대와 보안기관 창설을 위해 크림 반도에 주둔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자치정부 쪽으로 넘어오든지 아니면 군대를 떠날 것을 제안했다.

앞서 악쇼노프 총리는 "크림에서 복무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자치공화국 군대에서 복무를 계속하든지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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