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코비치 "오바마 우크라 중앙정부 지원은 불법"

러시아서 2차 기자회견…"美 의회·법원에 합법성 평가 요청 계획"

실각 후 러시아로 도피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행동이 적법한지에 대한 법적 평가를 미국 의회와 법원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날 임시로 머물고 있는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전시장 '베르톨엑스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미국 상원과 하원, 연방대법원 등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이 적법한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깡패 정권에 10억 달러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 법률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나 다른 불법적 조치로 쫓겨난 나라 정부에 경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대한 미국의 경제지원이 불법이란 주장이다.

야누코비치는 이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친러 성향 동남부 지역과 친서방 성향 중서부 지역 간 반목을 조장하면서 내전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합법적 정부라고 주장하는 극우민족주의자 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내전을 시작하려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민족주의 조직 무장세력을 군부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무기를 나눠주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누코비치는 "이들(극우민족주의자들)이 무력으로 키예프와 지방정부 권력기관을 장악하고 경찰과 보안국 지도부를 쫓아내고 있다"면서 "복면을 한 사람들이 도시를 순찰하고 시민을 상대로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불법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무리가 선포한 5월 25일 조기 대선은 완전히 불법"이라면서 "대선이 극단주의 세력의 전제적 통제하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자신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나는 살아있다"면서 "그러나 아주 건강하다곤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야누코비치는 자신의 도피에 대한 비판도 거듭 반박했다. 그는 스스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것이 아니라 극단주의 세력의 쿠데타 기간에 자신에게 테러를 가하려는 시도들이 있어 일시적으로 몸을 피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조만간 키예프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내가 우크라이나를 탈출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의 합법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나는 도주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단주의자들이 손에 총을 들고 정부 관청과 대통령 행정실 등을 장악하던 순간에도 나는 우크라이나에 남아있었다."고 강조했다.

야누코비치는 이밖에 자신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합법적 대통령이자 군최고통수권자로 남아있다면서 "스스로 조기 사퇴한 바 없으며 헌법 절차에 따라 탄핵을 받은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수도 키예프를 떠나 자신의 정치 기반인 우크라 동부 지역을 거쳐 러시아로 도피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실각 후 처음으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키예프에 들어선 중앙정부는 쿠데타 세력이며 자신이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