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추행 가해 교수들이 전공 필수 과목을 맡아 학생들이 수강할 수 밖에 없어
- 학교 측에 항의했지만 징계 끝난 사안이라며 아무런 조치 없어
- 피해 학생들, 가해 교수 마주치기라도 할까봐 늘 불안한데 학점 걱정까지
- 학과장은 피해 학생들 실명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화를 내기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11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한혜인 (성추행사건 대책위원장)
◇ 정관용>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교수가 이번 학기에 또 전공과목을 개설했는데요. 전공필수과목도 있어서 이 피해자와 관련학과 학생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업을 들으면서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국립 공주대에서 벌어진 일인데 미술교육과 성추행·성희롱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한혜인 위원장을 연결합니다. 한 위원장, 나와 계시죠?
◆ 한혜인> 네, 여보세요?
◇ 정관용> 이게 언제 일어난 일이에요, 처음에?
◆ 한혜인> 성추행 사건은 2012년도 12월에 미술교육과 재학생들이 먼저 학교에 피해를 호소하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피해는 그 전부터 계속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한혜인> 몇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까? 가해 교수는 몇 명이고요?
◆ 한혜인> 가해 교수는 두 분이시고요. 일단 학교 측이 저희가 피해가 있다고 하니까 미술교육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술서를 받았어요. 그때 겨울방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6명이 내가 직접 피해를 받았다고 이야기했고, 저희 대책위에서는 따로 법원에 제출한 건 47개. 목격자까지 포함해서 47개가 있어요.
◇ 정관용> 26명은 다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이었습니까?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리고 목격자까지 합하면 47명의 진술서가 있다?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 고소는 몇 명이 했어요?
◆ 한혜인> 고소는 네 명이 했어요.
◇ 정관용> 왜 네 명만 고소를 했죠? 나머지 학생들은 고소를 안 하고?
◆ 한혜인> 아무래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수님을 대상으로 고소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좀 무서움도 있고, 피해자가 직접 나서야 되는 거니까 두려운 게 많이 있었는데. 저희는 애초에 교수님들이 일단 사과를 해 줬으면 좋겠다. 잘못을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시작을 했는데, 교수님들이 전면 부인하셔서 용기 있는 친구들 몇 명이 모여서 고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법원의 판결이 언제 내려졌죠?
◆ 한혜인> 2월 20일에 나왔습니다.
◇ 정관용> 지난 달 20일?
◆ 한혜인> 네.
◇ 정관용> 형량은요?
◆ 한혜인> 한 교수님은 벌금 300만원, 한 교수님은 800만원, 이렇게 나왔고요. 성범죄자 명단에 올라가게 됐고, 성추행 교육 40시간을 이수할 것을 명령받았어요.
◇ 정관용> 벌금 800만원, 벌금 300만원. 성범죄자 명단에 올린다.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런 유죄판결이 내려졌는데, 이 교수들에 대한 학교 내에서의 처벌은 없었습니까?
◆ 한혜인> 작년 4월에 학생들이 계속 이 문제를 가지고 기자회견도 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명서도 받아서 드리고 하니까 징계위원회를 열었는데. 학교에서 내린 징계는 정직 3개월이었고 4월에 정직 3개월을 받아서 직전학기, 2013년도 2학기에는 재판 중이었는데도 가해 교수님이 수업을 하셨고요. 징계결과에 대해서도 당사자한테는 직접 알려주지 않고 오히려 학과장님이 수업시간에 이런 징계가 내려졌다고 저희가... 직접 듣지 못한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직 3개월 징계가 내려졌고. 학생들한테도 알리지도 않았고. 그러니까 작년 2학기 때도 이미 수업을 했군요?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때도 그러면 그 당시 성추행, 성희롱 당했던 피해 학생들이 여전히 그 수업을 받았나요?
◆ 한혜인> 네.
◇ 정관용> 작년 2학기 때도?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1학기에도 또 이 분들이 과목을 개설했어요?
◆ 한혜인> 네. 두 분 다 수업하고 계세요.
◆ 한혜인> 그런데 그 중에 전공필수도 있다고요?
◆ 한혜인> 1학년 전공필수는 두 분 다 수업하세요.
◇ 정관용> 1학년?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럼 그 학생들은 피해를 직접 입었던 학생들은 아니겠군요, 그렇죠?
◆ 한혜인> 네.
◇ 정관용> 하지만 그 얘기는 다 알고 있겠죠?
◆ 한혜인> 네. 재학생들은 이미 다 알고 있고. 일단 고소한 친구 네 명이지만 진술서를 써준 친구도 있고, 차마 진술을 해 주지 못한 친구들도 있어서. 그 친구들은 어느 정도 수업을 듣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지만 전공수업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들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렇다면 1학년 과목이 아닌 전공과목도 있다는 얘기고.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 과목의 경우는 고소까지는 안 했지만 자신도 그런 성추행, 성희롱을 당했다고 진술서를 썼던 학생이 지금 그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을 수도 있는 거군요.
◆ 한혜인> 네.
◇ 정관용> 구체적으로 그런 학생이 몇 명인지는 아직 조사가 안 됐고?
◆ 한혜인> 네.
◇ 정관용> 그런데 법원에서 1심 판결이 내려진 후에 학교 측에 추가징계, 이런 건 없나요?
◆ 한혜인> 네, 학교에서 계속 얘기하는 건 이미 우리는 징계를 내렸기 때문에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서 더 이상 징계를 내릴 수 없고, 법적인 건 학생들이 알아서 하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교수님 강의 개설에 대해서 항의하러 갔을 때 교수에게도 교수권이 있다. 그러길래 너희들이 왜 그런 수업을 신청했느냐라고 얘기했던 게 학교 측의 입장이에요.
◇ 정관용> 지금 그 당시 피해를 입었던 학생이나 또 진술서 쓴 학생이나 요즘 학교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 한혜인> 학생들은 많이 무서워하고, 두려워하고. 아무래도 교수님들이 학점을 주는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인데. 학과장님이 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거나 이런 2차 피해도 너무 심하고. 학교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학과장이 학생들의 실명을 어디에서 거론을 한다고요?
◆ 한혜인> 수업시간에 이런 이런 애가 했다라고 실명을 거론하고. 저희가 대자보를 붙이면 대자보를 떼고, 현수막도 걷어가고, 그런 것을 많이 하셨어요.
◇ 정관용> 그 학과장은 이번에 1심 판결 받은 그 교수는 아닌 거죠?
◆ 한혜인> 네.
◇ 정관용> 하지만 이런 이런 학생들이 고소를 했다, 그러면서 비난했어요?
◆ 한혜인> 네. 비난을 하셨고 최근에는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막 소리도 지르고 그런 2차 피해가 굉장히 심해요.
◇ 정관용> 그래요. 지금 학교 측에 뭘 요구하고 있습니까?
◆ 한혜인> 저희는 일단 학생들이 교수님이랑 직접 수업을 듣지 않지만 복도에서 오고 가면서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무서워하고 너무너무 스트레스가 심하거든요. 그래서 교육공무원법에 보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학교 측에서는 계속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보여요. 저희는 직위해제해줄 것을 요구를 하고 있고요.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 대한 대책안을 마련해 줬으면 하는 게 저희의 요구예요.
◇ 정관용> 대학본부 측에는 혹시 호소 안 해 보셨나요?
◆ 한혜인> 아니에요. 저희 총장실에도 찾아가고 성명도 받고 할 수 있는 거는 정말 다 했어요. 학교처장님도 만나고.
◇ 정관용> 그런데 총장이나 학생처장은 무슨 답변을 합니까?
◆ 한혜인> 아무런 행동을 안 하고 계세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어요.
◆ 한혜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공주대 미술교육과 성추행·성희롱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한혜인 위원장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어처구니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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