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알 카에다 손에 넘어갔나

시리아의 화학무기가 알 카에다와 연계한 시리아와 이라크 무장단체,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내전으로 시리아의 치안이 불안정해지고 관리가 소홀해진 틈을 타 알 카에다 등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이 화학무기를 탈취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합동 화생방 및 핵 연대 전 연대장이자 화학무기 전문가 하미스 드 브레튼-고든 대령은 "알 카에다와 다른 단체들이 화학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증거가 매우 넓고 깊게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드 브레튼-고든 대령의 개인 회사인 '시큐어 바이오'는 동지중해에 대한 화학, 생물학, 방사성 및 핵 위험에 관한 보고서를 편찬했으며 보고서에서 시리아의 화학적 위협을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시리아의 화학무기가 국가 전역에 걸쳐 여러 장소에 흩어져 보관돼 있다는 점은 '아랍의 봄' 이후 본격화한 치안체제 붕괴, 극단주의 단체의 유입 등과 결합돼 지역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플린 미국 국방정보국장은 지난달 상원 증언을 통해 시리아의 불안정은 알 카에다 연계 단체들이 시리아 화학무기를 탈취할 완벽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시리아 반군 중 극단주의자들이 화학 및 생물학 무기 보관소에 침입해 무기를 빼낼 가능성이 매우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우려하는 일이 이미 일어났을 수도 있다. 시큐어 바이오는 시리아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외곽 고타지역을 화학무기로 공격했을 때 화학 및 생물학 무기를 실은 화물자동차 20대가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들어갔다는 보고가 있다고 언급했다.

드 브레튼-고든은 시리아 반군이 신경가스와 동일한 화학구조를 지닌 화학무기를 임시방편으로 만들어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화학무기의 상당 부분은 이라크의 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화학무기고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로 시리아 정국 혼란의 와중에 화학무기들이 다시 이라크로 넘어갔을 것이라는 우려도 깊다.

드 브레튼-고든은 화학무기가 이라크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징후들이 있다며 이런 우려를 뒷받침했다.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를 외부로 운반해 해체하기로 합의했지만 폐기 일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오는 14일이 기한인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 생산기지 폐쇄도 지연이 확실시된다.

드 브레튼-고든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작업은 재고를 확인해 다른 데로 샌 것을 찾아내는 쪽으로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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