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총리 '유조선 탈출'로 해임 뒤 외국 도피(종합)

"몰타 경유해 유럽 독일로 출발"…총리 대행 취임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의 리비아 영해 탈출 사건으로 전격 해임된 알리 자이단 전 리비아 총리가 출국 금지 조치에도 외국으로 떠났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지중해 섬나라 몰타의 조셉 무스카트 총리는 이날 몰타 국영TV에 나와 자이단이 유럽 국가로 향하고자 몰타에 2시간 정도 들렀다고 밝혔다.

몰타 정부의 한 소식통은 "자이단이 리비아 국적 항공기를 타고 몰타에 도착하고 나서 민간 항공기로 갈아탄 뒤 독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당국은 자이단의 입국 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았다.

자이단의 갑작스러운 외국행은 리비아 의회가 자신을 해임하고 나서 2시간 뒤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앞서 리비아 최고 정치기구인 의회는 자이단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시행해 의원 194명 중 124명이 이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의회의 총리 불신임 투표 직후 리비아 검찰은 공적자금 횡령과 부패 혐의 등으로 자이단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의회는 또 자이단을 대신할 총리 대행으로 압둘라 알타니 국방장관을 임명했으며 알타니는 이날 임시 총리 취임식을 가졌다.

2012년부터 자이단이 이끈 정부는 이전에도 전국 각지에 있는 민병대의 무장 해제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 왔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에서 해방된 지 3년이 지났지만 각 지역 무장단체 사이의 권력 다툼과 민병대의 활개로 치안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자이단은 총리로 재임 중인 지난해 10월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장 세력에 억류됐다 풀려난 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자이단 정부는 동부 지역의 반군 세력이 독자적으로 원유 수출을 강행했지만 이를 막지 못하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리비아 동부의 핵심 석유 수출항 에스시데르항을 장악한 반군 조직은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정부 허가 없이 북한 인공기가 달린 유조선에 석유 선적을 강행해 이 일대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모닝글로리'란 이름의 이 유조선은 이 항구에 정박해 반군 측으로부터 최소 23만4천 배럴의 원유 선적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조선은 에스시데르항을 떠나 현재 국제 수역에 있다고 반군 측은 주장했다.

리비아 정부는 지난 10일 이 유조선의 통제권을 확보하고 이 선박을 정부가 관리하는 항구로 이송 중이라고 밝혔으나 반군은 이를 부인했다.

리비아 해군은 이날 지중해 동부 연안을 따라 유조선을 추적해 발포했다고 리비아 군의 한 대변인이 밝혔다.

리비아의 한 정부 관리는 이 유조선이 사우디아라비아 회사 소유라고 말했으나 최종 목적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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