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다이아몬드를 장식해 주문 제작된 이 권총의 가격은 30만3천달러(3억2천만원)에 달한다고 엑셀시오르 등 멕시코 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트.45 골드컵' 모델인 이 권총은 군데군데 부속품이 금으로 되어 있고 손잡이는 정밀하게 세공된 검은 다이아몬드로 장식됐다.
손잡이에는 또 '포브스 억만장자 701'과 '시날로아'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는 구스만의 재산이 10억달러를 넘어 2009년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린 것을 기념한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시날로아는 멕시코 북부에 있는 주(州)로, 자신이 이끈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을 지칭하는 것이다.
권총을 경매하는 일부 웹사이트에서 일반적인 콜트.45 골드컵 모델은 수천 달러 안팎에 거래되기도 하지만 구스만의 권총은 보석류가 장식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난다.
콜트.45 골드컵 모델은 장성급 등 군의 최고위층 일부만 소지하는 권총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름보다는 키가 작다는 의미의 스페인어인 '엘 차포'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구스만은 지난 22일 멕시코 서부의 한 해안 리조트에서 멕시코 해병대에 검거됐다.
그는 2001년 체포됐다가 미국으로 범죄인 신병이 인도되기 직전 교도소 내부의 세탁물 바구니에 숨어 탈주한 뒤 종적을 감췄다.
포브스는 2010년 세계 10대 지명 수배자로 '9.11 테러사건'을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구스만을 2위에 올렸다.
또 2009년 그를 억만장자 대열에 올린 데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파워 피플) 67명 가운데 41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시날로아주에서는 최근 그가 검거된 뒤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취업과 생계 등에 도움을 받은 지역민들이 구스만을 석방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2012년 멕시코의 한 TV드라마에서 마약 갱단의 두목으로 출연한 여주인공은 트위터에 '진실을 숨기는 정부보다 엘 차포를 더 믿는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