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증거조작, 7-80년대부터 내려온 오랜 관행에 따른 것
- 국정원장, 직접 책임 없더라도 정무적으로 사퇴하는 것이 옳아
- 휴민트 넘기는 것이 국익에 반하지만 사회 통합을 위한 선택이었을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13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 정관용> 국정원의 이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일단 국정원이 제공한 증거, 위조됐다는 게 사실상 확인되는 상황이죠. 남재준 국정원장한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은 지금 계속 공세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지금의 국정원 아예 해체하고 전혀 새로운 정보기관을 만들자, 이런 주장까지 나오고요. 이런 분위기 속에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네요. 그중에 한 목소리 들어봅니다. 새누리당의 하태경 의원 연결하죠. 하 의원, 안녕하세요.
◆ 하태경>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일단 국정원이 제공한 증거가 위조됐다는 것까지는 확인된 거죠?
◆ 하태경> 네, 확인됐죠.
◇ 정관용> 그리고 그것을 국정원이 협조자들한테 속은 게 아니라 국정원도 알고 그렇게 위조했다는 것까지도 확인된 거죠?
◆ 하태경> 어느 정도까지 알았는지는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부분적으로는 개입했다는 건 확인이 된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럼 국정원 대공수사팀장까지는 일단 책임이 있다고 봐야 됩니까, 어떻다고 봐야 됩니까?
◆ 하태경> 오늘 보도를 보니까 팀장까지는 관련이 있는 것 같고. 적어도 국장까지는 대공수사국장까지는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되겠죠.
◇ 정관용> 직접적 책임.
◆ 하태경> 네.
◇ 정관용> 지금 정치권에서는 당장 남재준 국정원장 자진 사퇴하라, 해임하라. 이런 얘기들 나오는데, 하태경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하태경> 좀 이번 기회에, 저도 상당히 좀 충격입니다. 이 구시대의 관행이 아직도 남아 있다. 저는 이런 건 이제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 문제가 남재준 원장이 들어오고 나서 새롭게 생긴 문제냐, 아니면 7, 80년대부터 쭉 있던 문제들이 아직까지도 누적돼 왔던 그런 문제냐 하는 건데. 여러 국정원 과거에 계셨던 분들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게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있었다는 거죠.
◇ 정관용> 그 구시대 관행이라고 쭉 표현하고 계신 게 뭐가 있었다는 겁니까, 그러니까?
◆ 하태경> 아니, 그러니까 예를 들어 과거에도 간첩사건이 있으면요. 일부분의 진실은 있는데, 핵심은 맞는데, 거기에 플러스 알파해서 조작하는 것들이 있었잖아요. 그런 관행들이 점차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완전히 뿌리 뽑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걸 지금 현재의 국정원장이 물론 도의적 책임이 있어요, 있는데. 원장을 간다고 이것이 바로 해결된다기보다는 국정원 전반적인 수사기관의, 지난번에는 심리전의 문제가 드러난 거고. 이번에는 수사기관의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이렇게 봐야 된다는 거죠.
◇ 정관용>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그러면 증거조작이 있었다, 이 말씀인가요?
◆ 하태경> 그런 관행들이 남아 있었다는 거죠. 제가 특정 사건을 지적하면서 그때도 어떤 사건이 조작됐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건 아닌데. 그 수사팀들이 그때 있던 사람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관행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그런 조작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는 거죠?
◆ 하태경> 과거에는 있었죠. 저는 80년대 대학을 다녔지만 저도 국정원에서 그때 안기부죠. 조사를 받았어요. 조사를 받았고. 제가 그때 무슨 비밀지하조직을 가입했다는 걸 진술을 해라. 저는 가입한 적이 없는데. 그래서 결국은 가입된 걸로 됐어요. 수사결과는. 그런 배경 상으로도 볼 때.
◇ 정관용> 그때는 그런 80년대식은 사실 무슨 증거를 조작한다기보다 그냥 강압수사를 통해서 몽둥이찜질로 자백하게 만들고 그런 것 아닌가요?
◆ 하태경> 어쨌든 그 윤리적인 문제에 있어서 윤리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게 상당히 충격인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 80년대에 그랬다는 것은 만천하가 압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에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관행이 유지됐다. 그게 입증할 수 있는 말일까요?
◆ 하태경> 수사기관의 수사원들이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로 교체됐느냐는 거죠, 제 이야기는.
◇ 정관용> 계속 이어져 왔겠죠. 사람들은 좀.
◆ 하태경> 그러니까 그게 그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완전히 개혁되지 않고 내부의 동일한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승진해 오고. 그런 것이 관행이 유지되어 왔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래도 시대가 변하면 그 시대에 맞게 행동들을 하지 않나요?
◆ 하태경>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외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조직들이 있지 않습니까? 국정원도 그렇고, 군대도 그렇고. 이런 조직들일수록 부처도 그렇습니다. 부처도 언론에 많이 공개되는 부처, 투명한 부처일수록 개혁이 빠른데. 그렇지 않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조직일수록 내부의 과거 관행이 남아 있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국정원은 대표적인 비밀조직이기 때문에.
◇ 정관용> 제가 거듭 자꾸 확인삼아 질문을 드리는 게, 증거조작이라고 하는 형태는 과거 80년대식과는 또 다른 형태란 말이에요. 그런 다른 형태에서 이걸 자꾸만 과거부터의 관행이다라고 표현하시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 하태경> 제 사건을 다시 한 번 설명을 드릴게요. 제 사건은 진술을 강요해서 어떤 비밀조직에 가입되지 않았는데도 가입돼 있다고 어쨌든 조사 기록을 바꾼 거거든요. 본질적으로 그런 거라는 거죠. 그거를 본인이 진술했다. 이게 증거조작 본질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강압수사를 통해 허위자백하게 만들고 이거는 옛날부터 계속 있어왔던 독재정권의 어떤 수법들이었던 것이고. 이번 건은 사실 외부 협조자를 통해서 외교 문서까지,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문서까지도 없는 문서를 조작해서 만들어오게끔 만드는. 이런 건 처음 아닌가요? 새로운 것 아닌가요?
◆ 하태경> 밝혀진 게 처음인 거죠.
◇ 정관용> 밝혀진 게 처음이다.
◆ 하태경> 그런데 그건 사실은 알 수가 없죠. 비밀기관이고. 그런 부분들을 이번에 한번 뿌리 뽑아야 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옛날에도 있었을 거라고 보신다, 이런 얘기인가요?
◆ 하태경> 네, 그렇게 추정한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나저나 이번엔 국정원이 왜 이랬다고 생각하십니까?
◆ 하태경> 저는 유우성 씨인가요? 유우성 씨는 국정원은 간첩으로 확신했던 것 같습니다. 확신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정의감도 있었을 거고요. 이 친구를 반드시 처벌해야 된다. 그러한 욕구 때문에 좀 무리를 한 거라고 저는 보고요. 만약에 이 사람이 간첩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선 증거 없는 확신, 그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 하태경> 다른 증거는 있죠. 예를 들어서 여동생이, 지금 언론에서는 그 여동생 진술이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게 합심조 탈북자가 넘어오면 조사를 받거든요. 그 중에서도 간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조사 받는, 저도 탈북자들 많이 만나봤지만, 합심조에서 조사받는 기간이 강압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굉장히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고. 거기에서 여동생이 처음 진술을 했고. 또 국정원의 입장에서는 유오성 씨가 북한에 들어갔다, 아니다 하는 그 시점이 헷갈리잖아요, 서로. 의견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에 들어갔다는 걸 목격한 사람이 있다는 거죠. 그런 증인들도 있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합심조에서 조사 받은 분들 대부분 다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하지만, 유가려 씨의 경우는 간첩으로 자꾸 몰아가려고 강압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 하태경> 본인은 그렇게 주장하죠.
◇ 정관용> 뭔가 기획되고 의도된 거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 하태경> 그러니까 우리 사회의 저도 뭐 옛날 좌파도 해 봤고 지금 새누리당에 있지만. 서로 불신이 있습니다. 국정원에서 하는 거는 기본적으로 강압조작에 기반해 있다고 보는 그런 과거 민주화운동 출신 분들의 시각이 있고. 그런데 제가 직접적으로 체험해 본 것은요. 거의 모든 탈북자입니다. 탈북자들이 합심조에서 분위기가 강압적이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못 봤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쨌든 그러니까 하태경 의원께서는 국정원에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과거적 관행이 남아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니 그걸 개혁하자, 이 주장이시고. 남재준 원장은 아직 책임을 물을 단계는 아니다, 이렇게 보시는 거로군요.
◆ 하태경> 책임은 당연히 있죠. 첫 번째는 직원들의 기강을 아직도 바로 못 잡은 거죠. 이런 조작까지 할 정도로 비효율적인 것이 나타났고. 또 한 가지는 휴민트, 비밀정보원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 결과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그 부분도 국정원장의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그 책임은 그럼 어디까지 져야 됩니까?
◆ 하태경> 문제는 그겁니다. 저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번에 휴민트를 비밀정보원을 공개한 것은 국익 훼손입니다. 그러니까 비밀정보원은 국가가 보호해 줄 의무가 있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번에 만약에 비밀정보원을 공개하지 않고 국정원 자체조사를 했다면 또 의혹들이 엄청나게 나왔을 것 아닙니까? 투명하게 조사해라. 그러니까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적 요구와 국익에 충돌한 사건입니다. 따라서 이게 지금 우리 사회의 소통 수준인 건데. 이 사건에 있어서 여야가 서로 소통이 잘 되고, 특히 야당이 이 국익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비밀정보원의 경우에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게 국정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라. 이런 것들이 이루어졌다면 가장 이상적이었다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서로 불신을 하고 있어서.
◇ 정관용> 그 비밀정보원은 사실은 국정원이 검찰에 넘겨준 것 아닙니까?
◆ 하태경> 넘겨줄 수밖에 없었죠.
◇ 정관용> (웃음)
◆ 하태경> 안 넘겨줬으면 어떤 사단이 벌어졌겠습니까? 안 넘겨줬으면 또 국정원이 조작한다, 장난친다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까 이게 지금 답답한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런 책임들을 그러면 국정원장은 어느 선에서 지면 될까요. 자진사퇴입니까, 아니면 거기까지는 아닙니까?
◆ 하태경> 그러니까 저는 정무적으로 보면 말입니다. 사퇴하는 게 맞죠. 그런데 국가의 이익으로 보면 국정원장이 휴민트를 넘기고 싶었겠습니까? 보호하고 싶었겠죠. 예를 들면 기자들도 자기 취재원은 보호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또 우리 사회가 이것 때문에 두 동강이 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것도 진짜 머리가 아픈 거예요. 사회가 두 동강이 나는 것을 보고 있느냐. 국익을 좀 훼손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통합되어 나가도록 할 거냐. 이런 판단에 있어서 국정원장이 대통령 뜻을 따랐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휴민트를 넘길 수밖에 없으니 넘겨라. 그래서 사회를 통합시키자. 이렇게 판단을 정무적으로 했다, 이런 주장이신 거예요?
◆ 하태경> 저는 그렇게 봅니다. 왜냐하면 대통령께서 한 점의 의혹 없이 검찰이 수사를 해라. 그리고 국정원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라,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검찰의 수사라는 것은 검찰이 휴민트, 비밀정보원을 불러서 수사하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렇죠. 그러니까 국익에는 훼손되는 일이지만, 사회통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국정원장이 대통령 지시를 받아 휴민트를 검찰에 넘겼다?
◆ 하태경>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때문에 사퇴까진 할 것 없다?
◆ 하태경> 만약에 국정원장이 자발적으로 넘겼다면 이거는 몰아내야 되죠. 그런데 검찰이 휴민트를 조사하는 것 자체가 예를 들어 야당은 지금 특검 주장하지 않습니까? 특검이 뭡니까? 특별 검찰이 휴민트를 직접 조사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야당은 지금 국익을 훼손하는 발언을 공공연히 일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국익에 대한 고려가 없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저도 북한 내부취재, 정보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잘 아는데요. 비밀정보원 하나 유능한 사람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 공개해 버리고. 지금 검찰에까지 구속이 됐지 않습니까? 이렇다면 누가 휴민트, 비밀정보원을 하겠습니까? 대한민국은 비밀정보원 하나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가 돼 버린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하태경>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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