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앞둔 크림반도 치안불안 고조"< BBC>

무장대원 검문활동 강화…러시아 귀속추진에 주민이탈 기류

'크림반도에 우크라이나는 없다.'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를 앞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는 러시아 편입 열기가 고조된 가운데 치안 부재의 혼란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진단했다.

방송은 13일(현지시간) 현지발 보도로 크림반도 전역에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반기를 든 세력의 도로 차단과 검문 활동이 강화돼 주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크림반도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손을 떠난 상태라고 밝혔다.

방송은 남쪽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서 자치공화국 수도인 심페로폴로 이동하는 동안 친러시아 무장 대원들이 지키는 검문소를 거쳐야 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곳곳에서 불시에 펼쳐지는 삼엄한 검문 활동은 자치공화국에 투항한 우크라이나 경찰을 비롯해 무장군인과 군복차림의 자경대원의 통제 아래 이뤄지고 있다.

반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극우세력의 잠입 차단이 검문의 목적으로 서쪽에서부터 오는 우크라이나 주민의 크림반도 진입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한 자경대원은 "우크라이나 극우세력으로부터 지켜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을 받고 러시아에서 왔다"면서 자신의 활동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세르비아 군복 차림의 다른 대원은 러시아 정교를 믿는 이웃을 도우러 왔다고 말했지만, 유고내전 등에 출몰했던 용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건 치안 통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계 주민 로만 보로딘은 인터뷰에서 "앞날이 불투명해 가족과 함께 키예프로 떠나기로 했다"며 "크림반도가 보스니아와 코소보처럼 내전에 휘말릴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방송은 그러나 다수 러시아계 주민의 민심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등을 돌린 상황이어서 러시아 귀속 절차가 본격화하면 소수파 주민의 크림반도 탈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는 러시아 귀속절차와 관련 16일 주민투표에서 귀속안이 통과되면 3월 말까지 후속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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