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택시에 안구뼈 골절…오늘도 버젓이 활개"


<피해 택시기사>
-새벽 강남역은 조폭택시 무법지대
-낙원상가,홍대 등 비슷한 곳 수두룩
-미터기 요금 2배 받으니 승객도 피해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
-경찰은 폭행사건만 개입 '직무유기'
-법인택시 회사도 상황 알면서 방치
-불법도급 해결없이 바로잡기 어려워
-CCTV 설치하고 단속인원 보강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 (택시기사, 폭행 피해자),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서울의 대표적인 유흥가죠, 강남역. 혹시 자정 넘어서 강남역을 가보셨습니까?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택시가 안 잡혀서 안절부절 전쟁을 치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강남역 인근을 특정 택시기사들 독식하고 다른 택시들은 접근조차 못하게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일명 조폭택시로 불리는 일당. 알고 보니 택시업계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우선 이 조폭택시에 구타를 당했던 피해운전자 한 분을 연결합니다. 신변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하죠. 기사님 나와 계십니까?

◆ ○○○> 예.

◇ 김현정> 택시 운전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 3년 가까이 됩니다.

◇ 김현정> 폭행은 그럼 언제 당하신 겁니까?

◆ ○○○> 2013년 10월에 당했습니다.

◇ 김현정> 한 6개월쯤 됐네요.

◆ ○○○> 예.

◇ 김현정> 그날 기사님은 몇 시쯤에 강남역에 가신 거예요?

◆ ○○○> 그때가 2시쯤 됐죠.

◇ 김현정> 새벽 2시쯤.

◆ ○○○> 그런데 거기에 차를 대니까 못 대게 하더라고요.

◇ 김현정> 누가 와서요?

◆ ○○○> 거기 택시기사들이.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전부 다 그럴 거예요. 택시 등을 다 끄고 운행을 안 하고. 현재 서울 사람들을 하나도 태우지를 않아요. 분당이나 수원, 경기도, 오산, 이런 사람들만 태워요, 그 사람들이.

◇ 김현정> 그러니까 대로변에 택시가 쭉 서 있는데 다 불은 꺼놓고 있고 사람을 골라 태우고 있었군요, 장거리 가는 사람들만.

◆ ○○○>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서 기사님이 와서 대고 사람을 태우려고 하니까 다가와서 못대게 해요?

◆ ○○○> 욕하죠. 차 빼라고.

◇ 김현정> 차를 빼라고.

◆ ○○○> 그래서 저기 골목에서 사람이 나오길래 저 사람이 혹시 탈지 모르니까 조금 기다렸다 빼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막 욕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왜 욕을 하냐고 택시에서 내리니까 그냥 2명이 달려들어서 때린 거죠. 겁이 나서 도망가니까 한 사람이 맞장 뜨자, 그러면서 차를 타고서 운전 중에 핸들을 꺾어서 나를 때린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2명이 달려들어서 폭행을 하길래 문을 닫고 출발을 했는데 거기에 올라타서 또 폭행이 이루어졌어요?

◆ ○○○> 네, 안구뼈가 나가가지고 진단 6주가 나왔어요.

◇ 김현정> 눈 주변의 뼈가 나갔어요?

◆ ○○○> 안구뼈가 깨져가지고 어디 위쪽으로 들어갔다고 그래서 강남 세브란스병원에서 일주일간 입원을 했었죠.

◇ 김현정> 경찰에 신고는 안 하셨습니까?

◆ ○○○> 신고를 했어요.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나와서 누군지 모르니까 내가 내리면서 사진을 찍어놓은 게 있어서 그걸 보여주니까 그때서야 이제 잡았는데 자긴 아니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강남경찰서로 넘어가서 강남경찰서에서 그걸 조사해 보니까 다 나온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잡기는 잡으셨군요?

◆ ○○○> 잡았습니다.

◇ 김현정>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쪽 지역은 다 이렇게 조직들이 장악을 하고 있었다고요?

◆ ○○○> 쉽게 얘기해서 택시조폭입니다.

◇ 김현정> 택시조폭. 정말 조폭이 들어가서 조폭이라기보다는 조폭처럼 행동한다, 해서 택시조폭이라고 하시는 거군요.

◆ ○○○> 그렇죠. 종로 가면 종로 낙원상가있는 데도 있고요. 홍대 가면 홍대에도 있고요. 차를 못대요.

◇ 김현정> 번화가니까 당연히 택시들이 밤에는 거기 가서 다 태우고 싶을 텐데. 거기를 장악한 택시들 때문에 다른 택시들이 못 가요, 가고 싶어도?

◆ ○○○> 절대 못 댑니다. 쉽게 얘기해서 분당 택시는 분당에 가면 네 사람 1만 5000원밖에 안 나와요. 많이 나와야 2만원 나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3만 5000원 이렇게 해서 3명, 4명 합승해서 데려갑니다.

◇ 김현정> 다른 택시의 영업을 방해한 것은 물론이고 손님들한테도 이런 식으로 횡포를 부렸다는 얘기인데, 가격횡포 말입니다.

◆ ○○○> 그렇죠.

◇ 김현정> 나중에 수소문해 보니까 피해당한 분들이 기사님 말고도 많았다면서요?

◆ ○○○> 많죠. 제가 너무 억울해서 탄원서를 넣었죠.

◇ 김현정> 탄원서를 넣으셨다고요. 탄원이라는 건 그러면 여러 명 서명을 받아 넣으셨어요?

◆ ○○○> 예.

◇ 김현정> 몇 명이나요?

◆ ○○○> 7~800명 되더라고요.

◇ 김현정> 7~800명 기사들의 탄원을 모아서, 서명을 받아서.

◆ ○○○> 직접, 간접적으로 봤거나 당했거나 했던 사람들이 전부 다 서명을 해 주더라고요.

◇ 김현정> 어디다가 넣으셨습니까, 그 탄원은?

◆ ○○○> 제가 서울시에다가 얘기했고요. 강남경찰서에도 얘기했습니다.

◇ 김현정> 경찰에도 넣고 서울시에도 넣고. 그런데 답변이 어떻게 왔나요?

◆ ○○○> 아직 답변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거기서 무리지어서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택시들은 한 회사 택시들이에요? 어떻게 알고서는 자기들만 이렇게 모아서 손님을 받을 수가 있습니까?

◆ ○○○> 여러 회사인데 자기들끼리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나의 조직을 만든 거죠. 그런데 제가 놀라운 것은 제가 오늘도 손님을 모시고 강남을 갔어요. 거기서 기다리니까 또 나타나더라고요.

◇ 김현정> 오늘도, 어제 그렇게 크게 보도가 됐는데도.

◆ ○○○> 2시까지밖에 단속을 안 하니까 2시 넘으면 또 나타나요.

◇ 김현정> 2시까지는 그러니까 경찰들이 오늘 단속을 했군요. 그런데 2시 넘어서는 집에 가니까 그때부터는 또 나타나서 세우지 말아라?

◆ ○○○> 그래서 내가 물어봤어요, 동료 기사들한테. 골목에 불을 끄고 대기하고 있다가 그 양반들 철수하니까 또 나타나요.

◇ 김현정> 그러면 기사님,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고 이 심각한 게 오래됐으면 택시업계 자체에서도 무슨 얘기가 나왔을 법한데, 이러지 말자라고 서로서로 약속을 한다든지 자정노력이 없었습니까?

◆ ○○○> 택시는 그게 없어요. 없고 이건 시에서 그 사람들 택시면허를 다 취소를 시키기 전에는 안 돼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 정부정책이 뭡니까?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꾼다는 얘기 아닙니까?

◇ 김현정> ‘비정상의 정상화’ 이런 얘기 요즘 하죠.

◆ ○○○> 이것부터 개선해야 돼요. 이게 민생의 맨 바닥에 깔린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기사님 말씀하시는 기사님만 아는 얘기가 아니라 택시기사분이라면 다 아는 얘기라는 얘기네요?

◆ ○○○> 전체가 다 알아요.

◇ 김현정> 고객들만 몰랐네요.

◆ ○○○> 전체가 다 알아요. 그리고 그 사람들은 미터기를 안 꺾어요, 절대. 요금 정해서 가는 거야.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 ○○○>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피해사례 먼저 들어봤습니다. 익명으로 신변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피해 택시기사 연결해 봤고요. 과연 이게 이번만의 문제인지 강남역만의 문제인지 좀더 깊이 집어보죠. 전문가입니다. 교통문화운동부 박용훈 대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박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용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런 식의 조폭식 택시영업,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 박용훈> 물론이죠. 20년 전부터 지속되어 온 일이고요. 나타났다 사라졌다 반복됐던 것이고요. 이게 비단 서울도 강남역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입니다. 영등포, 청량리, 김포공항, 인천공항, 인천항, 부산, 안양, 제주 주요 도시 주요 지점에 그런 유사한 조폭형 택시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문자도 많이 들어옵니다. 대구도 그렇다, 어디도 그렇다... 이런 택시기사분들 문자가 들어오는데 이 조폭형 택시들 적발하고 나면 공통점이 있다면서요?


◆ 박용훈> 그렇습니다. 물론 이제 행위가 적발이 된 경우는 형사처벌이 되든지 아니면 승차거부라든지 이런 것이 확인이 된 경우에는 과태료처분이나 행정처벌을 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다시 돌아와서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리고 대부분은 장거리를 노리고서 그런 지역에 서 있는 것이다.

◆ 박용훈> 그런 것이 이루어지는 곳은 대체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장거리 수요 손님을 위해서 단거리 택시 승객을 거부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죠.

◇ 김현정> 앞에서 피해 기사분 저희가 인터뷰 했습니다만 경찰에 신고도 했고요. 700명 탄원서도 제출했다고 하는데.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택시업계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인데 도대체 왜 단속도 안 되고 개선도 안 되고 왜 그런 겁니까?

◆ 박용훈> 택시의 승하차 질서, 승객거부 승차 거부에 관한 것은 운수관리법 소관으로 지자체 위임사무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것은 개별영업행위에 대한 분쟁이니까 경찰은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된다. 관련법에 의해서 지자체가 정할 문제다, 관할의 문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김현정> 영업행위에 대한 분쟁이다, 그러니까 아까처럼 폭력이 일어나야 폭력사건이 되는 거고 그렇지 않고서는 경찰이 끼어들 수 없다고요?

◆ 박용훈> 그렇습니다. 시위할 때도 사실은 보호를 잘 안 해 주지 않습니까? 싸워서 누가 다쳐야만 경찰이 개입한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런 거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이 부분은 사실은 비정상의 정상화 얘기 아까 나온 걸로 제가 들었는데. 이런 부분들은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죠. 공권력이 뭐하러 존재합니까? 시민들이 운전기사만 피해 보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고객 입장에서는 많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것을 방치한다는 것은 엄밀히 얘기하면 직무유기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택시업계 안에서 문제가 되면 택시업계 안에서도 뭔가 얘기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왜 회사들은 가만히 있나요?

◆ 박용훈> 택시업계를 주도하는 것은 사업자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법인택시들이요?

◆ 박용훈> 그렇습니다. 사업자들은 어떻게 하든 수익금만 들어오면 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특별히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이번에도 강남역에서 적발된 22명을 보니까 그중에 21명이 법인택시였다고 그래요. 택시업계분들 얘기를 저희가 쭉 어제 취재를 해 보니까 법인택시의 기사관리 안 되는 문제도 지적을 여러 분들이 하시던데 이건 어떤 일입니까?

◆ 박용훈> 제가 보기에는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 도급 택시로 나갔을 것 같습니다. 불법도급으로 나가서 이런 영업을 하는 것이고 아마 택시회사에서는 그렇게 기사들이 영업하는지 몰랐습니다, 이렇게 답변할 텐데요. 그건 손으로 하늘 가리는 얘기고 다 알고 있습니다. 기사라면, 그 회사 택시 소속 기사라면 누가 어디 가서 무슨 영업하는지 다 알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알고도 눈 가리고 있는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대안 생각해 보셨습니까?

◆ 박용훈> 이건 단속입니다. 첫째도 단속이고 둘째도 단속인데요. 단속을 지자체 공무원들이 신변위협까지 느끼는 상황에서 또 인력도 부족합니다. 못 합니다. 그래서 경찰의 협조를 반드시 받아서 공권력이 동원이 되어야 된다고 보고요. 한 달 정도는 지속적인 단속을 해야한다고 보고요. 그 다음부터는 택시조합하고 시공무원하고 주요 지점만 관리하면 됩니다. CCTV 설치하고 주요 지점에서 승하차시 고객들한테 승차지점, 목적지 적어주고요. 택시도 선입, 선출. 먼저 온 택시가 먼저 나가게 관리만 해 준다면 한 3개월만 관리하면 이거 사라집니다.

◇ 김현정> 자리 잡힐 때까지 철저하게. 기사 뜰 때만 잠깐 하지 말아라, 이 말씀이에요.

◆ 박용훈> 그렇습니다. CCTV 가지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가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의지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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