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크림 주민투표 앞두고 유엔서 '설전'

우크라 "근거 없이 침략" vs 러시아 "크림 사태는 폭력 시위대 탓"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을 묻는 주민투표를 코앞에 둔 13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설전을 치렀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우크라이나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총리는 "조국이 이웃이자 P5(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회원 중 하나인 나라의 군사침략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침략은 아무런 근거와 이유도 없다"며 "21세기에 갈등을 탱크와 군화를 앞세워 해결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야체뉵 총리는 또 러시아를 향해 "러시아는 단지 유엔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일 뿐 우크라이나가 온전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야체뉵은 크림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강경 대응에 맞서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하고자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연설했다. 이에 앞서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라는 지지를 끌어냈다.

러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인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우크라이나도 같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는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기를 원한다"며 "러시아는 책임이 없다. 사태를 책임질 사람들은 폭력시위자들이다"라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실각을 가져온 야권의 권력 대체를 '반(反)헌법적 쿠데타'로 규정했다. 푸틴은 야권이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했기 때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권리가 있다"고 밝히며 크림 사태 책임을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로 넘긴 바 있다.

한편 유엔안보리가 회원국들의 견해차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의 긴장완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가운데 크림에서는 양측이 군사적 움직임을 강화하며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군은 이날 우크라 국경 인근 남서부에서 대규모 비상 군사훈련을 시작했으며 우크라군은 이에 맞서 전투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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