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실종사건 수사에 관여한 말레이시아의 한 소식통은 15일 비행 경험이 있는 1명 이상이 항공기를 납치한 뒤 통신기기를 끄고 항로를 이탈했다고 공개, 납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 소식통은 특히 "여객기 납치가 더는 가설이 아니라 확정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이번 사건이 고의적인 행동의 결과물이라며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라작 총리는 다만 사안의 민감성과 파장을 우려, 실종 여객기가 항로를 이탈한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항공기 납치 등 고의적인 범죄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4일 실종 여객기 MH370 편이 항공업계의 공식 운항 경유점을 잇는 노선을 따라 운항한 사실을 밝혀내고 비행훈련을 받은 누군가의 소행으로 일찌감치 추정했다.
기내 송신기와 보조 송신기의 작동을 잇따라 중지시켜 관제당국의 추적을 따돌리려 했던 정황도 포착됐다.
특히 실종 여객기가 보잉 777기종의 허용 고도를 벗어나 급상승하거나 급강하한 흔적 역시 드러났다.
당시 조종간을 잡은 누군가가 기체를 추적하는 당국을 혼란에 빠트리려 한 '고의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범행 동기와 이들의 요구 사항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항공기 실종사건이 납치로 굳어지는 분위기임에도 정작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나 개인이 나타나지 않는 점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테러 사건이라면 통상 범행 주체가 자신을 드러내고 요구 사항을 내거는 게 수순이지만 이런 정황은 어느 곳에서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기장과 부기장 가운데 1명의 개인적인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내 기기에 익숙한 이들 가운데 1명이 송신기 등을 잇따라 끄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호주의 한 언론은 최근 실종 여객기 부기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공개하며 이번 사건과 모종의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물증'인 실종 여객기 기체와 잔해가 연일 계속되는 주변국들의 대규모 수색에서도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인접 국가인 인도는 실종 여객기가 안다만, 인도양, 벵골만으로 날아갔다는 주변국들의 정보에 따라 열 추적장치를 동원한 정찰기까지 띄웠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인도는 최근 사흘간 안다만 제도 일대에서 실시한 수색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자 초계함, 정찰기, 헬리콥터 등을 총동원해 벵골만으로 수색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근 해역 수색에 나선 미 7함대 소속의 구축함 키드와 최첨단 장거리 해상 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나선 해상 수색 역시 허사이기는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