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의 발단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지하철 분당선 강남구청역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었다.
신고된 폭발물 의심 물체는 지하철 승강장 의자 옆에 놓여 있던 검은색 여행용 가방이었다.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전동차가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 시작했지만, '설마'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경찰특공대가 현장에 도착해 문제의 가방 조사에 나서면서 상황이 전혀 엉뚱하게 뒤틀렸다.
이 간부는 현장 상황을 묻는 기자에게 "가방 안에서 폭발물 뇌관이 발견돼 1차 해체 작업을 벌였다. 해제 과정에 작은 폭발도 있었다"고 전했다.
누가 듣더라도 폭발물로 확인됐다는 뜻이었다.
이후 '폭발물 의심 물체 폭발물로 확인'이라는 기사가 쏟아졌고 혼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사실이 아니었다.
엑스레이 투시기로 가방 안을 살핀 경찰이 옷걸이를 폭발물 뇌관으로 오인한 것이었다.
뇌관 해체 과정에서 들렸다는 폭발음도 경찰이 폭발물 해체 매뉴얼에 따라 '물포' 즉, 물 사출 분쇄기를 가방에 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폭발물 발견 소식이 사실이 아닌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난 건 분명 천만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 지하철역에서 실제 폭발물 발견'이라는 초유의 사건이 미칠 엄청난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경찰 고위 간부의 섣부른 언행은 모두에게 불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