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대기오염 주범 누구냐" 정치·사회 논란 확산

프랑스 파리가 올봄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원인과 대처 방법을 놓고 정치·사회적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파리시장 선거에서는 대기오염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파리시장 선거 막판 이슈로 떠오른 대기오염

1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에 따르면 파리시장 선거에서 열세를 보이는 중도우파 대중운동연합(UMP) 후보 나탈리 코쉬스코 모리제 전 교통환경장관은 대기오염에 대한 파리시의 늑장 대처를 질타했다.

코쉬스코 모리제 전 장관은 "파리시의 자동차와 오토바이 2부제 시행이 너무 늦었을 뿐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 정도가 아니라 차량 번호에 근거한 잘못된 정책이다"라고 비판했다.

파리시는 최근 극심함 대기오염이 지속하자 1997년 이후 17년 만에 이날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14∼16일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코쉬스코 모리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집권 사회당의 안 이달고 현 파리 부시장은 파리시의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며 오히려 전 정권에서 교통환경장관을 지낸 코쉬스코 모리제를 역공했다.

2001년부터 10년 넘게 파리 부시장으로 일한 이달고는 "그동안 파리시는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각종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 왔다"면서 "파리시 자동차 교통량 감소 정책에 오히려 우파가 강하게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파리시는 베르트랑 들라노에 현 사회당 시장 재임 기간에 환경 보호를 위해 무인 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벨리브'(Velib)와 전기자동차 공공 대여 시스템 '오토리브(Autolib)'를 도입해 호평을 받았다.

이달고 부시장은 니콜라 사르코지 전 정권에서 교통환경장관을 지낸 코쉬스코 모리제를 '디젤 장관'이라고 부르며 "세상이 디젤의 유해성을 알고 있는데도 디젤 자동차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 자동차동호회 목소리 제각각

환경 단체들은 지난주 집단 대기오염 소송을 제기했다.

제소 단체 중 하나인 '국경 없는 생태계'의 사이프 나디르 부소장은 "대기오염 상황이 심각해 법원에 제소했다"면서 "법원이 대기오염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또 대기오염과 건강 피해 간 상관관계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76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프랑스 자동차 동호회(ACA)는 "이미 차량 2부제가 시행된 국가에서 효과가 없는 것이 증명됐는데도 정부가 성급하게 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CA는 "난방이 자동차보다 더 공기를 오염시키는 데도 누구도 격일제로 난방하자는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파리에서는 지난 며칠간 최고 수준의 대기오염 경보가 발령됐다.

특히 14일엔 파리시의 미세먼지(PM) 농도가 ㎥당 180㎍(마이크로그램) 수준으로 안전 기준치의 배가 넘었다.

이는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 중 하나인 중국 베이징과 맞먹는 수준이다.

파리시에 올봄 유독 대기오염이 심한 이유는 날씨 때문이다.

낮은 평년 이맘때보다 기온이 10℃가량 높을 만큼 따뜻하지만, 밤에는 추워서 오염물질이 지표면에 갇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국가와 달리 디젤 자동차가 많은 것도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꼽힌다.

파리시는 이날 대기오염 상황을 살펴보고 차량 2부제를 연장해서 시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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