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성공회·이슬람, '현대판 노예'문제 공동대응

가톨릭·성공회·이슬람이 '현대판 노예제'에 대응하는 공동 국제조직을 만들었다.

호주 광산재벌 앤드루 포레스트가 착안한 '글로벌 프리덤 네트워크'(Global Freedom Network)는 인신매매, 강제 매춘, 아동 노동 등 현대판 노예생활에 시달리는 수백만 명의 남녀와 어린이를 돕기 위해 2020년까지 각국 정부와 기업을 압박하는 활동에 들어가기로 하고 17일(현지시간) 바티칸에 모여 조인식을 했다.


네트워크는 세계 50대 기업에 생산직 근로자 착취를 근절하라고 요청하고, 주요 20개국(G20)에 노예제에 대항하기 위한 국제기금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네트워크에는 바티칸과 영국성공회연합, 수니파 이슬람교리 연구의 최고중심지인 카이로의 알아즈하르 대학 등 가톨릭과 성공회, 이슬람을 대표하는 기관들이 참여했다.

바티칸과 알아즈하르 대학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시절 이슬람을 비난하는 듯한 교황의 발언을 계기로 불편한 관계였으나 이번에 자리를 함께했다.

포레스트는 "오늘날 우리 인류가 저지르는 경제적 착취로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은 3천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인 30억명의 신자를 확보한 종교계가 참여하고 있다"며 "모든 종교계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인식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알아즈하르 대학의 아흐메드 알 타이예브 대(大)이맘을 각각 대리한 사절이 참석했다.

포레스트는 "수백만 곳의 교회와 성당, 모스크에서 노예제에 맞서는 연합군(one great army)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레스트는 2012년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WFF)을 결성했다. 워크프리재단은 2013년 10월 162개국의 2천900만명이 감금·강제노동, 아동노동, 소년병, 인신매매 등으로 억압받는 '현대판 노예'라고 지적한 '2013년 세계 노예 지수'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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