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단자위권 원하면 과거반성해야"<외교전문가>

외교부 국장출신 조세영 동서대 교수 아사히 신문 기고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려 한다면 분명하게 과거사 반성을 통해 균형을 취해야 한다고 한국의 외교관 출신 일본 전문가가 주장했다.

외교부 동북아국장 경력의 조세영(53) 동서대 특임교수는 20일자 아사히 신문 기고문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려는 아베 정권의 행보에 대해 "'시대와 안보 환경의 변화를 생각하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정한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것을 시도한다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더 분명히 하는 것으로 균형을 취함으로써 주변국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현재 아베 정권이 이런 요구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고노(河野)담화(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 검증 등은 한일간에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단 자위권을 행사하면서 역사인식에서 후퇴한다면 주변국들은 일본이 가일층 군비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등의 의심을 할 수밖에 없으며 한국 여론도 당연히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는 본질적으로 안보라는 '현실주의' 세계에 속하는 것으로, 한국에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 뒤 일본이 실제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하는 상황이 되면 한국은 안보 이익에 따라 사례별로 찬반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에서 이뤄지는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에 한국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며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서 한국에 이익이 된다면 활용하면 좋지만 지역의 긴장을 불필요하게 증대시키고, 사태를 악화시킬 것으로 판단한다면 반대를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맹국 등이 공격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반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 자위권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숙원인 '전후체제 탈피'와 '보통국가 만들기'를 위한 중대 과업으로 삼는 현안이다.

현 아베 내각 이전까지 일본은 '집단 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행사할 수 없다'는 헌법 해석을 유지해왔지만 아베 총리는 이 해석을 변경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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