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도둑이 도둑질해봐야"…유엔서 험한 설전

미국, '러시아는 도둑' 지목…러시아 "모욕말라" 언성

"도둑이 도둑질해봐야 주인이 될 수는 없다.", "주권국가를 모욕하지 말아라."

19일(현지시간) 오후 '우크라이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임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회의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대사간 험악한 말싸움이 오갔다.

당초 이날 회의는 미국 등 서방의 요구로 열렸다.

회의가 시작되자 안보리는 오는 20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날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문 목적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이어 대부분의 이사국 유엔 대사들은 발언을 통해 "크림 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는 효력이 없다", "푸틴 대통령이 크림 공화국 합병조약에 서명한 것은 불법"이라고 한목소리로 러시아를 비난했다.

유리 세르게예프 우크라이나 유엔대사도 "서방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은 주민투표를 인정해서는 안된다", "푸틴 대통령의 합병조약 서명 역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에 맞서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유엔대사는 "주민투표는 합법이며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합병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맞받았다.

비록 회의장에 긴장감이 돌긴 했지만 이때까지는 험악한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다 서맨사 파워 미국 유엔 대사의 발언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간 험악한 설전이 펼쳐졌다.

파워 대사는 발언 끝 부분에 "도둑이 도둑질한다고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놓고 러시아를 '도둑'이라 지목했다.

그러자 추르킨 러시아 대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감히) 상대국에 대해 모욕을 하느냐. 당장 취소하라"고 언성을 높여 회의장에는 일순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대사가 이후 발언을 자제, 더이상의 험악한 사태로 진전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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