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보리, 리비아산 원유 밀수 제재 결의

북한 인공기를 단 채 리비아 반군이 제공한 원유를 선적하고 달아난 유조선이 미국 해군에 의해 나포되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현지시간) 리비아산 원유 밀수 행위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 공해상에서 리비아로부터 밀수한 원유를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에 승선, 검사를 통해 리비아산 밀수 원유로 드러날 경우 리비아 정부로 반환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결의안은 또 회원국들에 대해 의심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고 자국민 등의 리비아산 원유 밀매를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서맨사 파워 미국 유엔 대사는 결의안이 채택된 뒤 성명을 통해 리비아로부터 석유를 훔치려는 행위를 막기 위해 회원국들이 신속히 결의안을 실행에 옮길 것을 촉구했다.


리비아 반군세력은 작년부터 리비아 중앙 정부에 자치권과 석유 수입 배분을 줄곧 요구하며 3개 항구를 장악하고 정부와 대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 '모닝글로리호'가 최근 리비아 동부의 석유 수출항 에스시데르항에서 반군이 제공한 원유를 선적하고 달아났다가 미 해군 특전단에 의해 나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북한은 이 선박이 자신들과 무관하며 그 어떤 책임도 없다고 주장했으며 이 사건으로 알리 자이단 리비아 총리가 의회로부터 전격 해임되는 등 파문이 확산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 유조선의 소유주나 운용업체는 물론 유조선의 최종 목적지나 원유의 구매자 등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유조선 선장인 미르자 노만 벡의 가족들이 보내온 지난해 11월 계약서에 따르면 유조선 운용업체는 걸프지역에서 석유를 거래하고 운송하는 '자드그룹'의 계열사인 '사우드 시핑'으로 돼 있다.

벡 선장은 자드그룹 대표인 사우드 알 아나지로부터 반군이 장악한 항구 근처로 유조선을 정박시키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으며 여기에서 무장 반군이 승선해 원유를 선적했다고 그의 가족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나지는 반군의 원유 판매를 지원하는데 자신은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벡 선장과의 계약서나 유조선의 소유주 등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자드그룹의 웹페이지에는 이 유조선을 매입했다는 발표문이 실려 있다.

그러나 지난주 아랍에미리트의 샤르자에 위치한 '시 프라이드 시핑'은 이 유조선이 20011년 이후 운용되지 않았지만 자사 소유라면서 유조선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사우드 시핑을 상대로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선박보험사인 '스웨데시 클럽'도 시 프라이드 시핑에 이사 2명을 둔 알 사리 가문이 통제하고 있는 FAL그룹의 자회사인 FAL시핑이 지난달 27일까지 이 유조선에 대해 보험적용을 받았으나 FAL시핑이 유조선을 불특정 업체에 매각하면서 보험적용이 만료됐다고 밝히면서 유조선 소유주나 운용업체 등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FAL시핑의 대변인은 모닝글로리호의 보험문제와 매각여부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리비아는 이 유조선의 선주를 익명의 사우디 아라비아 기업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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