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라서 즐거운 임창정

[노컷인터뷰]“난 광대…때론 즐거움을 때론 감동을 드리는 게 내 역할”

임창정은 스스로를 ‘대중 예술가’, ‘광대’라고 했다. 한때 예능을 평정했고, 음악과 연기 분야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돼버린 그의 직업은 대중 예술가고 광대다. 실컷 웃기다가도 어느 순간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그것도 때론 연기로, 때론 노래로.

20일 공개된 정규 12집 ‘흔한 노래 흔한 멜로디’를 들어보면 임창정이 왜 대중 예술가고 광대인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연인과의 이별을 적당히 아파하며 조금씩 잊어가기를 바라는 남자의 마음을 담은 타이틀곡 ‘흔한 노래’는 임창정 특유의 깊은 호소력이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다. 반면 웃으면 복이 온다고 계속 주문을 거는 ‘임박사와 함께 춤을’(Feat. 이박사)은 마냥 신난다.

임창정은 직접 프로듀서로 나서 총 15곡을 수록했고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흔한 노래’는 뮤직비디오 본편 외에 임창정이 자기 자신을 패러디한 코믹 버전의 뮤직비디오를 따로 준비했다. 또 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 직접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히든싱어’ 참가자들과 함께 부른 ‘너의 미소’는 임창정의 목소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세련된 반주에 트로트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임박사와 함께 춤을’로 했고, 또 진지한 발라드곡인데 뮤직비디오로 웃겨보고 싶었는데 그것도 ‘흔한 노래’로 했어요(웃음) 정말 극과극의 것들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과 그걸 허락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해요”

임창정은 처음부터 그랬다. ‘이미 나에게로’부터 시작해 ‘그때 또 다시’, ‘결혼해줘’, ‘날 닮은 너’, ‘소주 한 잔’ 등 애절한 발라드로 눈물을 쏙 빼놓다가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늑대와 함께 춤을’ 등 신나는 댄스곡으로 어느새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전 진짜로 대중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가는 대중예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 정체성이에요. 직업이 광대고 대중예술가에요. 대중이 원하면 제가 행위예술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연기 노래를 구분 짓기보다 대중이 원하면 뭐든 한다는 얘기죠”

임창정은 5년 만의 정규 앨범 발표에 이어 5월엔 단독콘서트를 개최한다. “성적보다 내 음악을 기다려주신 분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는 임창정은 천생 ‘광대’다.

“브랜드 콘서트들 많은데 저도 임창정표 콘서트를 만들고 싶어요. 전 지금까지 콘서트를 많이 안 하는 가수였고 사실 재미를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최근 게스트로 여러 무대에 서면서 제 음악을 기다리는 분들 앞에서 함께 즐기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임창정은 팬들과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3달째 금연을 하고 있는 것. 위기도 있었지만 팬들과의 약속을 위해 잘 이겨내고 있다.

“‘흔한 노래’는 계속 고음에서 놀아서 지금까지 중에 가장 부르기 어려운 노래에요. 요즘 음악프로 녹화를 하고 있는데 생각만큼 노래가 안 돼서 정말 속상했어요. 힘든 걸 참는 대가가 있어야 하는데 내 마음대로 안 되니까. 담배 생각이 나더라고요”

임창정은 담배를 사오고 라이터까지 켰지만 ‘이것도 못 지키면 열심히 한다는 게 스스로에게도 거짓말처럼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참아냈다.

“앨범을 낸 목적이 1위 그런 것 전혀 없고 단지 즐기고 싶다는 거예요. 다만 노래는 잘 하고 싶어요. 20년에 걸쳐서 12집이란 앨범을 제게 허락해줬다는 게 너무 감사해서 감개무량하고 전국투어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제게 정말 큰 사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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