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反戰만화 '맨발의 겐'의 끝없는 수난

日 지방도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일시 회수

일본의 한 지방도시가 히로시마(廣島) 피폭의 참상을 그린 만화 '맨발의 겐'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한동안 회수했다가 반납했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사카(大阪)부 이즈미사노(泉佐野)시 교육위원회는 지난 1월 관내 초등학교 8개교, 중학교 5개교에 있던 맨발의 겐을 회수했다. 만화에 '미치광이', '거지' 등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이 많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시립교장회는 지난 1월23일과 지난달 10일 서면을 통해 "일방적인 회수는 부당하다"고 항의했고,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사실이 알려지지 시교육위원회는 20일 오후 각 학교 측에 책을 반납했다.


1973년부터 14년간 일본 만화잡지에 연재된 맨발의 겐은 나카자와 게이지(中澤啓治·2012년 사망)가 원폭으로 가족을 잃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강한 전쟁 반대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일본 만화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으로도 제작됐지만 일본 우익 진영에서는 만화 내용 중 일본군의 만행을 묘사한 장면이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며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앞서 작년 8월 시마네(島根) 현 마쓰에(松江)시 교육위원회 사무국은 이 만화에 일본군이 아시아인의 머리를 베는 장면 등 잔혹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관내 초·중학교 도서관에서의 열람을 금지했다가 파문이 일자 조치를 철회했다.

또 맨발의 겐을 교육 현장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청원과 진정이 도쿄도 내 시·구(市·區) 교육위원회 등에 작년 9월 이후 14건이나 제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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