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법원, '여군대위 성폭행' 혐의 장군에 벌금형

여성 부관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미군 장성이 벌금형을 받고 풀려나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군 기지인 포트 브래그 군사법원은 20일(현지시간) 제프리 싱클레어(51) 육군 준장에 대해 간통과 신용카드 사기, 하급자 부당 대우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2만달러와 추징금 4천157달러를 선고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징역을 면한 그는 견책 조치를 받고 전역할 예정이며 군인연금도 받게 됐다.

그는 제82공정여단 부사령관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병 부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부관인 여성 대위 등 3명과 간통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들 내연녀와의 여행에 군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를 사용했으며 전쟁터에서 음란물을 보고 부하들에게 음담패설을 하는 등 군인의 명예를 손상시킨 혐의도 받았다.

그의 엽색 행각은 2012년 3년간 내연 관계에 있던 부관의 고발로 세상에 알려졌다.

부관은 싱클레어 준장이 장교 파티에 동석한 자신에게 두 차례 구강성교를 강요했으며 "나와의 관계를 외부에 알리면 너와 가족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싱클레어 준장은 질투심이 많은 부관이 이혼을 거부하는 자신의 태도에 화가 나 음해를 하는 것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특히 군내 성범죄 척결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정부의 시책에 맞춰 군 수뇌부가 자신을 본보기로 삼으려고 검찰의 기소 결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부관은 "모두 꾸며낸 얘기"라며 반발했으나 재판부는 "훌륭한 지휘관"이라는 고위 장교들의 증언과 여러 정황을 들어 사실상 싱클레어 준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스템이 작동했다. 육군이 자랑스럽다"고 경의를 표하고 "이제 내가 할 일은 집으로 가 자식들과 아내를 껴안아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현역 장성이 비리에 연루돼 군사재판을 받은 것은 2차대전 종전 후 3번째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군사법원이 싱클레어 준장을 풀어주자 피해자는 물론이고 각계에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부관은 "실망을 넘어 비탄을 금할 수 없다"며 "육군과 군법을 우습게 만들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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