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성 대체자' 강승조, 그는 왜 '사기꾼'이 됐나?

최용수 감독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에 그치고 있는 선수를 격려하기 위해 농담까지 스스럼 없이 던지며 새 시즌 리그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자료사진=FC서울)
"저 완전히 속았습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자신의 옆에 앉은 미드필더 강승조를 보며 손사래를 쳤다. 당황한 표정의 강승조 역시 민망한 듯 연신 뺨만 훑어댔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골키퍼 김용대는 애써 웃음을 감추기 바빴다.

FC서울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남FC에서 미드필더 강승조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중국 프로축구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하대성의 빈 자리를 대신할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강승조는 2008년 연습생으로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해 전북과 경남을 거쳐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까지K리그 7년간 127경기에 출전해 19골 1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2년간 경남의 간판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58경기에서 9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 이적 후 K리그 2경기에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슈팅 한 번 때리지 못하고 교체됐다. 21일 경기도 구리시 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강승조는 스스로 "감독님이 요구하는 경기력이 있는데 아직까지 내가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대성의 빈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주위의 시선도 부담이다. 그는 "빈 자리를 대신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서울에 왔다. 어느 팀을 가더라도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궂은 일을 도맡아 동료들에게 힘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당차게 각오를 밝히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최용수 감독은 강승조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예상하지 못한 농담을 던졌다. 자칫 주눅이 든 모습의 강승조를 격려하기 위한 최용수 감독만의 작전이다.

최용수 감독은 이적 후 좀처럼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강승조에 대해 "완전히 속았다. 이적 후 자기 이력서에 장점으로 슈팅을 적었는데 완전히 실망스럽다"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말을 들은 강승조는 잠시 당황한 듯 했다. 하지만 이 또한 '형님 리더십'의 하나라는 것을 눈치챈 그는 곧바로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강승조는 "감독님이 훈련장에서는 많이 무섭다. 승부욕이 워낙 강해서 지적을 할 때는 너무 무섭다"면서도 "평소에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야말로 진짜 '형님'이 따로 없다"고 수줍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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