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으로 중국 선양 부총영사로 파견 근무하는 국정원 권모 과장은 지난 22일 오후 1시 25분쯤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모 중학교 정문 앞 승용차 안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경찰과 소방서에 따르면, 당시 자살기도자가 있다는 119 신고를 받고 5분 뒤 현장에 출동했고,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권 과장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당시 차 안에는 조수석 쪽 철제 용기에 재만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다. 당시 신고자는 출근을 위해 자신의 차량을 빼려던 여성으로 확인됐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성은 119신고 전화에서 "차량을 빼려고 보니, 앞차가 가로 막고 있고 연기가 자욱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안에는 유서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후 권 과장은 이날 오후 1시 45분쯤 서울 강동구 모 병원의 중환자실로 옮겼다가, 의료진으로부터 상태가 위중하다는 판단이 내려져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로 다시 이송됐다.
당시 경찰은 같은날 오후 4시쯤 권 과장 가족과의 통화에서 "국정원 직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국정원 측은 경찰의 확인에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자신의 친척 차를 타고 "사우나를 간다"며 이날 거주지를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병원에 있는 권 과장은 국정원의 보호 아래 있다.
한편, 권 과장의 자살 시도로 간첩 조작 사건 수사가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에서 국정원 협력자 김모(구속, 61)씨의 자살 시도에 이어 두번 째 조사의 자살 시도다.
권 과장은 지난 21일 검찰의 3차 소환조사를 받다 심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지난 21일 소환 조사를 받다 검사와 심한 언쟁을 벌인 뒤 검찰 청사를 나왔고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을 위조범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과장은 이미 구속된 국정원 비밀요원 '김과장(일명 김사장)'과 함께 중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인물로, 증거 조작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돼 그동안 3차례 소환돼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